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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경마장이 웬 말이냐"

서울 성심여중고, 학교 앞 신축 중인 화상경마장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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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하의 칼바람이 불던 6일 오후, 서울 성심여중고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틀 전 개학을 맞은 학생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어울려야 할 시간에 학교 정문 바로 맞은편에 있는 18층(지하까지 25층)짜리 한국마사회 신축 건물 앞에서 교사 및 부모님과 함께 집회에 나선 것이다.



 
▲ 성심여중고 학생들이 6일 화상경마도박장 입점 반대 집회에서 `경마장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힘 기자
 학생들이 이날 거리로 나온 이유는 학교에서 불과 215(또는 235)m 떨어진 곳에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본지 2013년 9월 15일자 제1232호 참조>
 
 학교가 용산구 화상경마도박장 입점 저지 주민대책위ㆍ시민사회단체와 입점 반대 시위를 펼쳐온 것도 벌써 10개월째. 지난여름엔 방학도 잊은 채 온몸이 땀범벅이 됐는데, 이제는 원효대교를 넘어 오는 찬바람이 원망스럽다. 보름 전에는 교사들이 아예 건물 옆에 천막 농성장도 지었다. 교사들은 이번 설에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천막에서 차례상을 차렸다.
 
 이날 천막 앞에서 열린 마사회 규탄 연대 집회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300여 명이 모여 "화상 경마 도박장 입점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박범계(민주당, 대전 서구을)ㆍ진영(새누리당, 서울 용산구) 의원 등 국회의원과 화상경마장 때문에 마을 공동체가 황폐화된 대전 월곡동 대책위 관계자, 도박 중독피해자 등도 함께했다.
 
 김율옥 교장수녀는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는 모든 곳마다 생명이 죽어나간다"며 "전국 30여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모든 곳에 유해업소가 들어서는 통에 주민이 점점 떠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화상경마장은 성심여중고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지적한 김 수녀는 "도박 혹은 컴퓨터게임에 빠져 아기가 울다가 죽어도 모르는 엄마가 생기고 있고, 도박에 빠진 이들이 폭력 등 각종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며 "화상경마장과 그 주변이 생명이 아니라 죽음으로 뒤바뀐다"고 우려했다.
 
 학생들도 목소리를 냈다. 학생회장 오선미(중3)양 등은 마사회장에게 전하는 편지에서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면 매일 등하교 때마다 도박중독자와 유흥가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하고, 학업에 집중할 수가 없게 된다"며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후배들이 걱정된다. 입점을 철회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마사회 측은 `KRA 한국마사회 新용산 장외발매소를 소개합니다`는 제목의 홍보물을 통해 △통학 시간대를 피해 운영 △학교 주변 및 통학로에 고화질 CCTV 30대 증설 △방범초소 2개 설치 및 무술 유단자 12명 투입 등을 제안한 상태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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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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