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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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가족의 잇따른 뇌경색 돌보다 병들어

시아버지와 남편 뇌경색으로 떠나 큰아들까지 같은 병으로 시력 잃어 30년 간호에 상한 몸, 생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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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 떠나보내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김정애(가명)씨가 기도를 바치고 있다.



“불쌍하지도 않으세요? 저한테 뭘 더 바라시길래 이렇게 고통을 주십니까?”

창밖을 바라보던 김정애(가명, 젤마나, 73, 춘천 효자동본당)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김씨는 “밝은 빛은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왜 이렇게 가시밭길만 맴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시집을 오고 난 후 시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시어머니는 장사하느라 간호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김씨가 12년 동안 시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간호를 했다. 시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남편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남편의 퇴직금은 고스란히 병원비로 썼다. 김씨는 남편이 병원 치료를 받길 원했지만, 병원에서는 퇴원을 권유했다. 가망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김씨는 남편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18년 동안 남편을 간호했다. 남편은 2년 전 김씨 곁을 떠났다.

뇌경색은 김씨의 큰아들에게도 찾아왔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이었다. 대학병원에서 세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큰아들은 결국 시력을 잃었다. 시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큰아들까지. 김씨는 삶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김씨도 건강이 좋지 않다. 뇌출혈로 수술을 받았고 심근경색으로 가끔 호흡곤란도 나타난다. 30년 동안 시아버지와 남편을 간호하느라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고 무릎도 부어 있다.

김씨에게는 둘째 아들과 막내딸이 있다. 둘째 아들은 생활 무능력자다. 캄보디아 여성과 결혼해 2살 된 딸이 있지만 일할 생각이 없다. 막내딸은 결혼해 식당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교통사고로 한쪽 발뼈가 심하게 부서져 병원에 입원해 있다.

김씨는 큰아들이 받는 연금 130만 원과 자신이 받는 노령연금 20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자신과 큰아들 병원비로 50만 원 정도가 나가고 2살 된 손녀를 포함해 다섯 식구가 생활하다 보니 200만 원이 넘는 은행 빚은 갚을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소송에도 휘말려 900만 원이 넘는 빚도 갚아야 한다. 구멍이 난 지붕을 고치는 일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

김씨는 매일 새벽 2시가 되면 집을 나선다. 그리고 성당에 가서 기도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9일 기도 책을 들어 보였다. 해질 대로 해진 기도 책에서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다. 김씨가 바라는 건 특별한 게 아니다. 그저 이 걱정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벗어나는 거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원용훈 신부

춘천교구 효자동본당 주임

욕심이 없고 사랑과 신심이 깊으신 분이기에 현재 상황이 무엇보다 마음 아픕니다. 사랑의 온정이 많이 전달될 수 있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분들의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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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애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일부터 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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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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