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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분꽃 이야기

임원지 수녀(살레시오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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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서리 오기 전, 창밖 화분을 정리하면서 분꽃 한 그루가 실내로 들어왔다. 제주에 살 때, 어느 해변 분꽃 군락을 보며 1년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꽃은 겨우내 내 방에서 저녁이면 충실히 피고 아침이면 졌다. 저녁에 들어오면 분꽃 향이 함께 반기니 어찌 고맙지 않으랴. 봉오리 개수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언제까지 피어줄지 궁금하다. 어미 포기가 꽃필 때 밑으로 떨어진 씨앗에서 2세가 자라, 기세 좋게 자라고 있다. 그 꽃까지 볼 수 있을까 기대가 크다.

휴대폰으로 찍어 톡으로 나누었다. 한겨울에 보는 겨울꽃이 신기하여, ‘철부지’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장하다는 칭찬이다. 성탄 카드로 꽃을 눌러 압화(押花)를 보내드리기도 했다. 생명의 장엄성, 주인님, 감사합니다!



엇 저녁에 한 송이

해 지는 시각에 살짝 피고

향기를 힘껏 볼이 터질 듯 뿜더니

오늘 아침 입을 꽉 다물었다

아쉬움이 영 없단다

다시 보자는 말 한마디

어디서 보리라는 말 한마디 없다

활짝 펴서 내 시선 홀로 잡더니



나도 보내야지

못 본 척, 무심한 척

잊은 척 뿌리 위에 새 물을 준다



저녁에 다시 세 송이가 폈다

그러려고 갔단다

알았다 실은 나도 골난 척했을 뿐



임원지 수녀 / 살레시오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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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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