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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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예수님, 당신을 위하여

삶의 끝자락, 병상에서(중) 고 이인숙(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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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매일 새벽 5시 간호사가 혈액검사를 위해 병실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마침 아침기도 중이어서 즉시 “예수님 당신을 위하여”라고 말씀드리면서 채혈의 고통을 바쳐드렸습니다.

채혈 후 요검사를 위해 화장실에 가니 휴지가 바닥에 떨어져 있어 다시 “예수님 당신을 위하여”라고 말씀드리면서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었습니다. 예수님께 소소한 선물상자를 기쁜 마음으로 하늘로 보내드리니, 이렇게 사랑할 기회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의 노래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세면대로 가서 손을 씻고 있는데 한 자매가 다가왔습니다. 저는 먼저 사랑하기 위해 인사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자매님도 저에게 인사하셨습니다. 우리는 금방 가까워져 서로 어떤 사연으로 입원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분은 원불교 신자로서 얼마 전 자궁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그 경과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암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시어 제가 “얼마나 힘드세요?”라고 여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톨릭 신자인데 제가 속한 신앙 공동체는 원불교 신자들과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말씀드리자 아주 기뻐하셨습니다. 그래서 가끔 원불교와 천주교 대화 모임도 하고 있는데, 이 모임을 통해 원불교에 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자매님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던 예수성심 상본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자매님은 고맙다면서 당신도 기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다른 자매님이 세면대로 오셨습니다. 저는 이분도 먼저 사랑하기 위해 인사드렸습니다. 이 자매님도 수술받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열심히 잘 들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분에게도 예수성심 상본을 드리면서 서로 기도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때 아주 젊은 자매가 세면대로 다가오기에 이렇게 젊은 분이 어떻게 입원하게 되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 자매는 출산을 위해 입원하였는데 아들을 낳아 기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 가족들이 기뻐한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 즉시 감사와 축복의 기도를 그 자매를 위해 바치니 세면대에 모여 있던 분들이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세면대 앞에서 우리는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면서 기쁘게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이인숙씨가 청주성모병원 원목 담당 김기용 신부와 원목 담당 안경숙 수녀, 자신을 간병해준 포콜라리나 김경숙씨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고 이인숙 클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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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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