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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길어지는 의료대란, 심폐소생에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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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의사들은 3일 총궐기했고, 집단 사직한 전공의 9000여 명 중 복귀한 이는 600명이 되지 않는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동안 환자들은 제때에 치료받지 못하고, 남은 의료진들은 쏟아지는 진료와 수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급기야 다급한 생명이 안타까운 시간을 넘기고 있다.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 모든 의사가 의업에 종사하면서 선언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도 이권과 논리 앞에 무너지고 있다. 동시에 많은 시민이 치료받을 권리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평소 고귀한 생명을 살리는 동안 과중한 업무도 마다치 않고 자신의 의술을 인술로 펼치고자 노력한 의사들은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다’고 다짐한 선서도 언제든 이권과 맞바꿀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시민들은 ‘의사들도 환자들을 외면하고 집단 파업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됐다. 일부 의사들은 스스로를 ‘의새’라며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시민의 생명권 보장과 의료 정상화를 위해선 정부와 의사들이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의대 정원 조정이라는 대전제부터 지방 의료 붕괴 현상, 의사 추가 수급 이후의 상황, 의료 산업의 미래 경쟁력까지 양측 입장과 의료계가 앞으로 마주할 명암을 두루 나눠야 한다. 서로의 상반된 견해와 입장 차에 생명의 가치를 담보로 걸어선 안 된다. 국민 생명을 살리는 데 일조하는 의사들의 과업 또한 무시되어선 안 된다.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쓰러지지 않도록 다 같이 심폐소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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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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