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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정일 주교의 천상 안식을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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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대 마산교구장을 지낸 박정일(미카엘) 주교가 8월 28일 선종했다. 고인이 걸어온 97년의 삶은 그 자체로 한국 사회와 교회의 근현대사 전체를 아우른 여정이었다.


북한 지역에서 태어나 일제 치하에서 성소의 꿈을 키웠고 공산 정권의 박해와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사제가 되기 위한 일념 하나로 고된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렇게 변화 많은 인생을 산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그 또한 하느님의 은총”이라 밝히며 충성과 순명의 삶을 약속한 그는 사제로서 또 주교로서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이끈 지도자였다.


초대 제주교구장으로 신생 교구의 기틀을 다졌고, 전주교구장 재임 시 한국교회 최초로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선교사를 라틴 아메리카에 파견하며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의 길을 열었다.


마산교구장 재임 시 친교와 봉사, 증거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 구현과 교세 확장에 힘썼다. 2001년부터 11년간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장을 맡아 한국교회 124위 순교자들이 2014년 복자품에 오르는 기틀을 다졌다.


주교 수품 성구인 ‘충성과 온유’(집회 45,4) 그대로 충성스러운 믿음의 교회를 위해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서 ‘소금’ 역할을 하며 헌신했고, 동시에 신자들에게는 항상 겸손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다가선 온유의 목자였다.


백미(白眉) 품은 온화한 모습을 이제 다시 볼 수 없음이 아쉽다. 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는 생전 고인의 약속을 지금 이 시간 하느님 품 안에서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고인의 천상 안식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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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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