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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북의 변화와 6·15 공동선언 / 박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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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있었던 북쪽의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당 규약이 개정됐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니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이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적인 발전 실현’으로 대체됐습니다. 북쪽이 해방 이후부터 유지해 왔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기조에 큰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북쪽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를 우리는 당-국가 체제, 즉 당이 국가기관을 지도하는 체제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당 규약은 헌법보다 상위 규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당 규약 내용이 바뀌었으니 북쪽 사회 전반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간 ‘적화통일’과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을 전제로 유지됐던 당 규약 변화는 우리 국가보안법에도 변화를 줄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최근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라는 책 판매와 관련한 논란에서 보듯 여전히 작동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제도의 악용 가능성으로 인해 개정 또는 폐지 필요성에 대한 국내 여론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국가보안법의 전제가 없어지고 있으니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당 규약 개정에도 불구하고 북쪽의 사회주의헌법 제9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우리 헌법 제4조도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돼 있어 여전히 충돌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 각자가 내부에서부터 상대를 적대시하던 하위규범들을 조금씩 정비하다 보면 적어도 4·27 판문점선언에서 언급됐던 남북끼리의 ‘종전선언’과 이로 인한 ‘적대정책의 해소’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침 6·15 공동선언 21주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선언에는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적대적인 제도들을 각자가 해소해 나가는 것도 ‘자주적 해결’의 한 방식이 될 것입니다. 남북이 적대적인 제도 해소에 조응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됐으면 합니다.

다가오는 6·15는 ‘땀의 순교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이 선종하신 날이기도 합니다. 그 땀의 결과가 박해 이후 자칫 꺼질 수도 있었던 신앙의 불씨를 다시 피웠음을 생각해 보면 적대적인 제도를 바꿔 보려는 남북의 노력이 평화의 불씨를 다시 피우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나 너를 이끌어 네가 가야 할 길을 가르치고 너를 눈여겨보며 타이르리라”(시편 32,8)는 말씀처럼 우리 민족이 처한 어려움을 스스로 풀어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길 다시 한번 청해 봅니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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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6-08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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