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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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영화 ‘미션’과 미사 / 박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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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 제작된 영화 ‘미션’(Mission)은 로버트 드 니로, 제레미 아이언스, 리암 니슨 등 걸출한 배우들이 출연했고 그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어 재미있습니다. 또한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도 귀를 즐겁게 합니다. 그중 ‘가브리엘의 오보에’(Gabriel’s oboe)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음악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영화의 배경은 18세기 남미 원주민 과라니족 마을이고 그 마을로 선교활동을 온 ‘가브리엘 신부’와 원주민 노예 사냥꾼이었던 살인 복역수 ‘멘도자’가 주인공입니다.

가브리엘 신부는 예수회 소속으로 나옵니다. 예수회는 당시 가톨릭교회 안에서 쇄신운동을 전개하지요. 그리고 그들의 선교방식은 기존 가톨릭교회에 비해 개혁적이었습니다. 원주민들을 인간 그 자체로 보았던 것이지요.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는 각자 다른 방법으로 점령자 포르투갈에 맞서는 가브리엘 신부와 멘도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말 부분은 같은 죽음이지만 무장을 통해 폭력으로 맞섰던 멘도자의 모습과 십자가를 들고 평화로 맞섰던 가브리엘 신부의 모습을 대비시킵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은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요한 1,5)는 말씀을 보여줍니다.

저는 영화 ‘미션’을 볼 때마다 선교 방식을 생각해 봅니다. 내가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고 그러한 관점에서 상대를 일방적으로 교화시키고자 하는, 존중하지 않는 방식은 적절한 선교가 아닙니다. 또한 문제를 평화적이 아니라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도 신앙인의 모습이 아닙니다. 영화 한 편에 여러 교훈이 들어 있습니다.

영화 ‘미션’을 볼 때마다 저는 ‘미사’(Missa)라는 단어도 떠올리게 됩니다. 원래 미사는 ‘파견하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Mittere’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로마시대에 법정에서 재판이 끝났음을 알릴 때, 또한 황제에 대한 알현이 끝났음을 알릴 때 사용하는 용어인 것입니다. 이것을 교회가 받아들여 5세기부터는 성찬례 후에 파견을 명하는 ‘가라, 식이 끝났다’(Ite, missa est)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미사 끝에 하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이 바로 이 의미인 것이죠.

주일미사를 마치면서 많은 분들이 이 표현을 통해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십니다. 그 다짐 속에 북녘에 대한 신앙 전파의 마음도 함께 지녀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원주민 과라니족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달려갔던 예수회 신부들의 마음을 우리도 가져 보았으면 합니다. 나를 높이지 않으며, 상대를 존중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그러한 선교 방식을 말입니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천조(그레고리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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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7-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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