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사람과사회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아름다운 계절, 아이들 손 잡고 도보 순례 떠나세요!

베테랑 성지순례 안내자 유희경씨, ‘어린이를 위한 쉬운 서울 순례길 코스’ 제안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나들이 가기 좋은 5월이다. 마침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성지순례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과 욕구도 커지고 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있는 성지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도보 순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명동대성당에서 서소문성지까지

20년 경력의 베테랑 성지순례 안내자 유희경(마리아, 64, 의정부교구 원당동본당)씨는 “부모ㆍ조부모와 함께하는 성지순례는 어린이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동시에 신앙의 싹을 틔워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유씨는 최근 초등학생인 두 손녀와 딸 부부와 함께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걸었다. 그때 경험을 통해 그는 ‘어린이를 위한 쉬운 서울 순례길 코스’도 고안해냈다.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시작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지나 공중보행로 ‘서울로7017’을 걸어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까지 가는 길이다. 초등학생 발걸음으로 놀며 쉬며 걸으면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유씨는 “명동대성당과 서소문성지는 교회사적으로 정말 중요할 뿐 아니라 미관상으로도 아름다운 성지”라며 “서울로7017에 있는 화단들도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린이와의 순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유씨는 “어른의 욕심이 아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순례가 돼야 한다”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교성지에 얽힌 성인들의 이야기는 어른들에게 무거운 내용이 많다. 그래서 유씨는 동화구연법을 이용해 순교 성인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고 쉽게 전달하고 있다. 이를테면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서 희광이(사형집행인)의 행동을 묘사할 때 이렇게 표현한다. “희광이가 칼을 휙 휘두르니 목이 말라요.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싶어 두께우물로 쿵쾅쿵쾅 가요.”

유씨는 “어린이들이 가장 감명 깊어 하는 이야기는 당고개성지에서 순교한 복자 이성례 마리아와 어린 자식들 일화”라고 밝혔다. 이성례 마리아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다. 유씨는 “아무래도 같은 또래 등장인물이 나오니 어린이들이 더 주의 깊게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눈물을 보이는 장면이 있어요. 이성례가 옥에 갇힌 채 손만 밖으로 꺼내 자식들 머리를 한명 한명 따주는 장면, 어린 자녀들이 온종일 동네를 돌며 구걸해 모은 것을 희광이(사형집행인)에게 바치며 ‘저희 어머니 고통이 덜하도록 제발 한칼에 목을 베어달라’고 간청하는 장면인데요. 그 모습이 참 기특하고 사랑스럽죠.”



어린이에 대한 존중

집중력이 약한 어린이들에겐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자유시간도 중요하다. 유씨는 “아이들은 특히 널찍한 공간이 있는 서소문이나 절두산 성지를 좋아하는 편”이라며 “어린이들에게 성지가 엄숙하고 딱딱한 공간이 아닌 편안하고 친숙한 장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체력이 약해 오래 걷지 못할뿐더러 실체가 없으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며 “순례길을 걸을 때 ‘무슨 터’라고 적힌 비석만 있는 곳은 그냥 지나갈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어린이에 대한 존중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는 성지 해설을 할 때 어린이들에게 존댓말을 써요. 당연히 우리 어른들이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를 존중해야 신앙의 맥이 이어지지 않겠어요?”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5-1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4

시편 36장 10절
정녕 주님께는 생명의 샘이 있고, 주님 빛으로 저희는 빛을 보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