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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에게 직접 ‘신앙 길잡이’ 교리교사 직무 받은 한국인 교사

한국 교회 최초, 인천교구 장기근속 교사 백남희·박모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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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장기근속 교리교사 박모란(맨 왼쪽)씨와 백남희씨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있다.




“교리교사 직무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동료들이 전 세계에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주님의 도구이자 교회 미래 주역을 위한 ‘신앙 길잡이’로서 하느님 뜻이 이뤄지도록 더 열심하는 교리교사가 되겠습니다.”

한국 교회에서 처음으로 교황에게 교리교사 직무를 받은 인천교구의 두 장기근속 교사가 밝힌 소감이다. 각각 36년·27년 차인 백남희(마르가리타, 송림동본당)씨와 박모란(클라라, 박촌동본당)씨다. 이들은 교황청 초청으로 지난 1월 21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하느님의 말씀 주일 미사에 참여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두 사람은 전 세계 6개국에서 모인 교사들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증서와 십자가를 받았다. 한국인 신자 최초로 교황에게 받은 교리교사증은 인천교구 역사관에 보관할 예정이다.

백남희씨는 “성 베드로 대성전을 가득 메운 신자들 축하를 받으니 ‘이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가 아닐까?’라고 느꼈다"며 “교황님이 직무를 수여하실 때도 한국 교사들이 가장 먼저 호명돼 더욱 행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십자가를 받는 순간 그 무게가 온몸으로 느껴졌다”며 “후배들과 동료들에게도 모범이 되도록 교리교사로 한층 힘 있고 기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백씨는 어릴 적부터 다녔던 송림동본당에서 줄곧 36년을 교사로 활동해왔다. 그 모습을 본받아 두 동생과 딸도 같은 본당에서 오랫동안 교사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교리교사 명문가’인 셈이다. 그 바탕에는 평생 열심한 신앙인으로 살며 또 다른 동생 둘을 사제와 수도자로 길러낸 아버지가 있었다. 백씨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교사를 하면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극복했다”며 “앞으로 주님이 허락하시는 한 계속 교리교사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

박모란씨는 “교구에서 체계적인 관리와 전폭적 지원을 해준 덕에 직무를 받을 수 있었다”며 “교황님께서 저희뿐 아니라 한국 교회 모든 교리교사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 위해 수여하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영종·백령도·박촌동까지 3개 본당에서 교사로 성실히 활동해왔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포기하지 않고 교사로서 살아온 시간이 떠올라 직무를 받고 눈물이 펑펑 났다”며 “그 나날이 오늘 제 버팀목이 돼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리교사는 봉사를 넘어 책임지고 미래 세대를 신앙으로 이끄는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해 더욱 신 나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박씨의 열정 덕일까. 현재 박촌동본당 주일학교 학생은 60명에 달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1년 5월 자의 교서 「오래된 직무」(Antiquum Ministerium)를 통해 평신도 교리교사 직무를 공식 제정했다. 교황은 “교리교사 직무는 온갖 형태의 성직화 유혹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세상의 방법으로 수행돼야 하는 현대의 복음선포를 위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앙을 전수하는 역할을 하도록 부름 받은 교리교사들의 정체성을 부각한 것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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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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