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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학교폭력, 무서운 진실 ⑤ 세 친구들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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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이 발표된 지 사흘째.

일각에선 가해학생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3인의 법칙을 활용해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는 학교가 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에 있는 동성고등학교의 점심시간.

교실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습니다. 

DSPM이라 불리는 동성학교평화지킴이들입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이유, 바로 학교폭력 예방 때문입니다.

학급당 3명씩 활동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김홍주 신부 / 동성고 지도신부> 
"3명이 활동하는 이유가 사회학 이론 중에서 3인의 법칙이라고 있어요. 3인부터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만약에 3인부터 변화가 되면 그 집단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이론이 있는데 그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이 프로그램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동성학교평화지킴이'들은 반 친구들 모르게 비밀리에 활동합니다. 

평화지킴이들은 학급별 회의를 통해 미션을 정합니다.

"배 아파하는 친구와 같이 보건실 가기" 

"수업시간에 자는 친구 깨워주기" 

"점심시간에 밥 안 먹고 혼자 교실에 남아 있는 친구들과 같이 밥 먹기"

김홍주 신부는 "폭력 없는 학교가 되려면 단 한 명의 소외된 학생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홍주 신부 / 동성고 지도신부>
"폭력 없는 학교 그리고 학생들이 다니기 좋은 학교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외된 학생들이 없어야 되거든요. 그러면 이 DSPM (동성학교평화지킴이) 학생들이 먼저 다가가서 또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보통 '소외받는 학생이다' 얘기하는 데 이것을 그 학생이 인식하게끔 만들지 않아야 되는 게 중요하거든요."

평화지킴이들은 리더십과 또래 상담 기법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배웁니다. 

"앞서 행하자, 함께 하자, 마무리를 잘하자"가 핵심입니다. 

<이종규 / 동성고등학교 2학년> 
"학기 초에 말 한 번도 안 걸어봤던 친구들이랑 말도 좀 섞어보고 밥도 같이 먹어보고 이랬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점이 저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정말 저희 반 친구들이 크고 작은 다툼이 있었지만 정말 누구 하나 소외되는 친구 없이 잘 마무리했던 기억이 있어서 1년이 끝났을 때가 가장 보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대현 / 동성고등학교 2학년> 
"또래 상담에서 배운 대로 친구한테 먼저 다가가서 급식 먹을 때 혼자 먹는 친구들한테 다가가기, 반에서 친구한테 먼저 말 걸기 등을 했던 것 같아요. 평화지킴이 하면서 배웠던 것, 느꼈던 것 그대로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년 동안 평화지킴이로 활동한 학생들은 활동이 끝난 후에도 배운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힘쓰는 동성고.

덕분에 학교폭력은 다른 학교에 비해 현저히 적습니다.

김 신부는 평화지킴이 활동뿐 아니라 양질의 예방 교육도 강조했습니다. 

<김홍주 신부 / 동성고 지도신부> 
"사실은 교육청에서도 의무 시간으로 둬서 이것들을 반드시 1년 중에 하게끔 하고 있는데 그래도 이 교육들이 조금 더 양질의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많이 신경을 써야 되는 게 필요하고요. 두 번째는 피해 본 학생에 대한 관리와 또 어떤 사후 대책들이 조금 더 명확했으면 좋겠습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 때 받은 것이기 때문에 그 상처는 오래 갈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 초, 학교폭력 피해자의 복수를 다룬 '더 글로리' 드라마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사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는 아들의 학교폭력 사실이 알려지며 임명이 전격 취소됐습니다.

드라마와 실제를 넘나드는 학교폭력 사건을 목격하며 국민의 공분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교육부가 대통령의 지시로 급하게 학교폭력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가해자 처벌 중심의 대책으로는 예방이 어려워 보입니다.

피해학생들에 대한 세심한 보호와 함께, 소외 받는 학생이 없도록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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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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