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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정의평화위 ‘골프장 건설’ 관련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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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규(주교회의 정평위 상임위원) “골프장 건설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전문-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8월 29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골프장 건설 붐에 관련한 토론을 통해 골프장 건설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이에 본지는 정의평화위원회의 기고를 통해 교회의 입장을 독자들에게 전합니다. 미국 프로골프에 진출한 한국의 남녀골퍼들이 엄청난 상금이 걸린 국제골프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기뻐하는 모습은 흐뭇하다. 이에 따라 골프의 대중화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으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국토를 극도로 오염시키는 골프장 건설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2001년에 운영 중인 전국 골프장이 총 143개소 건설 중이거나 승인 받은 것이 67개소로 그 면적이 약 220평방 km로 남한 면적의 0.2를 차지했다고 한다. 2005년 1월1일 기준으로 골프장은 281개소(운영중 194 건설중 73 미착공 14)로 늘어나 그 면적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골프를 아무리 대중화한다 하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농약으로 찌든 잔디 위를 거니는 것이 결코 국민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을 허용하겠다고 나서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골프장 건설 붐은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 수원교구 미리내 성지를 비롯하여 마산교구 고성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 등 곳곳에 골프장 건설과 관련하여 지역 분쟁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10월16일자로 수원교구 생명환경연합은 “안성시는 행정심판에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라.”라는 광고에서 ‘1. 한강유역환경청에서는 현재의 골프장 건설계획이 산림훼손으로 인한 생태녹지축 파괴 주변 환경과의 심한 부조화 자연생태계의 연속성 단절 산사태 우려 토사유출 등으로 인해 이동저수지 및 송탄상수원보호구역수질오염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골프장 부적합 판단을 하였습니다’라는 내용 등을 밝히고 있다. 이는 골프장 건설계획이 지역주민은 물론 환경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골프는 15세기에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영국의 평평한 넓은 초지와 기후조건은 골프운동이 제격일 수 있다. 그러나 산간지대가 많고 네 계절이 뚜렷한 척박한 땅에서는 잔디가 제대로 자랄 수 없어 골프장 건설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산을 깎아내려 자연을 파괴하고 잔디를 가꾸기 위하여 맹독성 약품을 살포하여 토양을 황폐화시키고 지하수를 오염시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대량의 골프장 건설은 서서히 죽음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정부는 환경 친화적 골프장 건설만 허용할 방침이라 한다. 이는 그럴 듯한 정책이지만 환경이나 기후조건이 맞지 않는 나라에서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고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환경뉴스의 보도자료(2004. 3. 15)는 환경부의 발표에 의하면 2003년도에 우리나라 골프장의 2002년도 농약사용량(163개 골프장 199톤)보다 26톤(13.1) 증가된 225톤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이는 골프장을 유지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농약을 살포하고 있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고 환경친화적 골프장의 운영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 남미의 산사태로 인하여 수많은 부락이 매몰되고 귀중한 인명이 희생된 원인은 마구잡이로 벌목을 하여 자연을 파괴한 것이 원인이라 한다. 그리고 ‘타임’(10.3자)지는 얼마 전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릿타와 카트리나로 인한 재앙도 부분적으로 인간에게 책임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생태계를 보존하지 않을 때 우리에게 닥칠 재앙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하느님께서 맡겨 주신 자연을 아름답게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주도록 힘쓰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국제화시대에 우리나라에서도 골프장 운영은 필요하고 이를 전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와 토양이나 수질오염을 최소화하고 자연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도록 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제 정부는 물론 지자체는 극심한 환경오염의 요인이 되는 골프장 건설로 인한 일시적 이익에 매달려 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와 마찰을 빚기보다는 맑고 쾌적한 환경조성에 힘써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을 이끌어주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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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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