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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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주일 특별기고] 군인들에게 하느님 기쁜소식 전하자

◎구본흥 대령 (육군 한미연합사 민군작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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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승진성당에서 이기헌 주교 주례 견진성사 후 기념촬영.
맨 오른쪽이 구본흥 대령.
 
▶ 전준희 일병(아래 왼쪽)
▶ 송준명 신부
 
"군 신자 위한 봉사활동 활성화 절실"

“청년은 교회의 미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특히 필자는 병사들이 군 입대 후 하느님과 마주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난다고 생각한다.

병사들이 군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되는 계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입대 후 훈련소나 자대 배치 후 어렵고 힘들어 무엇인가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다. 둘째는 신앙생활을 하던 많은 젊은이들이 어떤 이유로든 신앙을 멀리하고 있다가 입대 후 다시 하느님을 찾는 경우다. 두 경우 모두 군 생활이라는 마음이 가난한 시기에 하느님을 찾게 되고 하느님을 따라 살 수 있는 계기가 되므로 이 시기 군사목이 얼마나 소중한 지는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군사목에 관계되는 이들은 군종신부, 지휘관, 군 간부와 가족, 신자 병사, 그리고 교리교사들이다. 신자 여부에 상관없이 지휘관들은 병사들의 심리적 안정을 통한 적응과 활기찬 병영생활을 위해 종교활동 여건을 보장해 주고 있다. 한편, 군사목의 중심인 군종사제들은 평균 3~4곳의 본당과 공소들을 맡아 5명 남짓한 신자들을 위해서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십 km 떨어진 공소로 달려가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당 보수를 위해 직접 망치와 대패를 들기도 하고, 훈련장을 찾아 어려움을 같이 하면서 격려하는 등 때로는 안타까워 보일 정도로 온몸으로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군 간부와 그 가족들은 몇 안 되는 수로 병사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노력한다. 필자의 군 신앙생활 30년 역시 항상 병사들과 함께 해왔다. 군 간부가 우리 가족밖에 없었던 전방 어느 공소에서는 가족 전원이 사목회와 성모회, 전례봉사, 복사, 간식 봉사까지 모두 맡았으며, 큰 성당에서는 총무일을 하면서 각종 행사 뒷바라지로 성당 가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이 든 경우도 있었다.

힘들었던 생도시절, 주일마다 미사를 통해 받은 은총으로 매주 힘겨웠던 훈련의 피로를 풀었던 기억이 있다. 병사들도 이러한 이유로 성당을 찾아 그들 내면에 하느님을 따라 살아가는 기틀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듯하다.

군 성당에는 대부분 수녀님들이 안 계신다. 따라서 전방에 산재된 성당에서는 병사들에게 세례를 주고 싶어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러던 차에 2004년부터 교리교사들이 봉사활동을 나와 많은 병사들이 새로이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생업에도 불구하고 전방 오지까지 와서 병사들과 함께 하는 열의가 눈물겨울 정도다.

이처럼 다양한 이들의 보이지 않는 활동이 하느님 나라를 넓혀가고 있지만 몇 가지 부족한 면이 있다.

첫째, 병사들이 제대 후 사회로 나갈 때 이들의 신앙생활이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은 좀 더 연구해야 한다. 둘째, 군사목을 지원해주는 군종후원회에 대한 관심이다. 마지막으로 군 신자들에 대한 봉사활동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전준희 일병 (육군 동해본당 군종병)

“군대는 청년 신앙전파의 교두보”

저는 서울대교구 신학생입니다. 지난 2월 군에 입대해 6개월간의 보병 생활을 거쳐 지금은 육군 동해본당 군종병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신병교육대에서 일주일을 보낸 어느 날, 조교가 종교행사 참석인원을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훈련병들 사이에서는 이런 대화가 흘러나왔습니다.

“야, 오늘 교회 가면 콜라 준대. 거기 가자.” “아냐, 법당 가면 꿀떡주고 영화 보여준대.” “교회 가면 손톱깎기도 준다던데?”

천주교 신자 그 누구도 거기다 대고 ‘아냐, 우리 초코파이 먹으러 성당에 가자’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훈련병들은 종교행사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데 민감한데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먹기 위해. 이러다 보니 훈련병시절 열심히 쫓아다녀 결국 3개 종파의 세례와 수계를 모두 받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참 간단하지 않습니까? 맛있는 것을 많이 주는 곳에 군인들이 많이 몰려들었습니다.

부대로 전입 와서도 그런 모습은 비슷했습니다. 어느 날 교회에서 라면 끓여주고, 여대생으로 구성된 찬양선교팀이 온다는 등의 소문이 퍼지면 그 주 종교행사 인원에 변화가 생깁니다. 자신의 믿음을 단지 입의 쾌락과 거래하는 모습이 처음엔 무척 낯설었지만, 같은 병사 입장에 서있다 보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보병 생활을 할 때 함께 성당에 나가던 선임병에게 왜 성당에 다니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전역을 얼마 앞두지 않았던 그는 세례는 받지 않았지만 성당에 갈 때와 그러지 않을 때 그 차이가 분명히 있더라고, 성당을 찾으면 마음이 편안해서 좋다고 했습니다. 그 대답을 들으며 저는 그 사람이 나중에라도 세례를 받고 성당에 계속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대에서 성당은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군복 가슴에 꽃과 명찰을 달고, 초를 들고서 사진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웃는 병사들의 표정은 여느 세례식과 마찬가지로 참 아름답습니다.

교리를 배우거나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넉넉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런 그들이 세례식 중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열중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감동적이게 합니다.

군대만큼 청년들에게 예수님의 기쁜소식을 전하기 좋은 곳이 없습니다.

2005년 통계를 보면, 전국 성당에서 20대 젊은이 약 3500명에게 세례를 줄 때 육군 논산훈련소 연무대성당은 1만2000여 명에게 세례를 줄 수 있었습니다. 군종교구 전체에서는 그 해에 약 2만5000명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통계 숫자가 무슨 의미냐, 과연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세례를 준 것인가?”

얼마 전 동료 신학생들과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금은 비록 눈앞의 사소한 이로움 때문에 성당에 오게 만들지라도, 그들이 성당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면 전역하고 나서 종교를 진지하게 선택하게 될 때 그 경험이 그들이 성당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군종병일을 하면서 이곳이 새삼 군 성당이란 점을 느낄 때가 주보를 만들 때입니다. 주보에 지난 주 봉헌금을 적을 때마다 한 주 봉헌금이 20만원을 넘긴 적이 없습니다. 또 거기에 교무금을 더한다 해도 한 달에 200만원을 채울까말까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의 정성어린 기도와 후원에 힘입어 열악한 자체 재정상황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충성! 사랑합니다.

◎송준명 신부 (육군 17보병사단 군종사제)

“군종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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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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