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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일본 진폐증 시스템 시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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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허윤진 신부)는 진폐증에 관한 시스템을 시찰하기 위해 작년 독일을 방문하고 올해 3월 3~7일 일본을 방문했다. 다음은 산재사목 담당 임경명 신부가 쓴 일본 진폐 시스템 탐방기다.

일본 전국진폐협회, 환자, 의사, NGO단체 등 많은 단체를 만났다. 그 만남과 방문을 통해 배운 것을 나누고 싶다.

첫날, 도쿄 전국안전센터 해바라기 진료소 방문에 이어 이튿날에는 동경에서 200km 떨어진 기타이바라기 마을에 도착했다. 오래 전 광산지역이었다는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국진폐동맹 회원 15명을 만날 수 있었다. 환자들은 평균 75세로 한국 진폐환자들보다 연령이 높았다.

입원한 환자들을 보기 위해 시바종합병원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우리는 진료소와 병원, 진폐협회, NGO단체 등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음은 물론 일본의 진폐시스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양국 모두 장단점은 가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환자들에게 유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일본의 진폐요양환자 17,000여 명 가운데 입원환자는 3.8인 70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증세가 좋지 않아 입원한 환자도 집으로 돌아가려하는 실정이다. 반면, 한국 진폐환자들은 요양환자 3,700명 중 3,400명이 입원해 있고 오래도록 병원에 머물며 정부의 혜택을 받고자 한다. 요양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환자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될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일본과 한국 진폐환자 요양제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것이었다.

‘선택받은 자와 선택받지 못한 자’. 중환자가 돼야 요양승인을 받을 수 있는 제도 아래, 치료를 방치하며 오히려 중환자가 되길 희망하는 것이다. 이는 심각한 인권문제다.

양국의 진폐환자 요양체계가 이처럼 다른 것에는 ‘신뢰’라는 이유가 있다. 일본은 정부와 의사, 환자의 신뢰 속에 환자들이 중환자가 되지 않도록 예방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일본 전국진폐협회는 1년에 한 번 노동부와 만나 개선점을 협상하고, 재가환자들을 정기검진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의 정부, 환자, 의사들도 믿음이 필요하다. 때문에 정부는 진폐단체와 NGO단체 등을 만나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 지 나눠야만 한다.

‘신뢰’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경명 신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산재사목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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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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