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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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대담] 성경읽기 생활화로 그리스도 만나는 기쁨 체험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에게 듣는다 / 대담=이창훈 평화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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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이창훈 편집국장과 대담하고 있다.
염 대주교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능력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성경을 가까이 두고 자주 읽고 묵상해야 한다며 성경을 통해 허약한 신앙을 회복하는 한 해를 보낼 것을 당부했다.
사진=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2014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한국 천주교회는 230주년을 맞아 30년 전 103위 한국 순교 성인 시성 이래 다시 한 번 올해 순교 복자 124위의 탄생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또 새 복음화를 위해 신앙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새해 이 땅의 모든 이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에 귀 기울이고 받아들이길 희망하면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에게 교구 사목 방향과 사회 주요 현안을 풀어갈 지혜를 들어본다.



▶교구민과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새해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북한의 교우들과 주민들에게도 덕담을 청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특별히 소외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과 북녘의 동포들에게 주님의 사랑과 축복이 충만하게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지난 한 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선의를 가지고 가족과 사회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모든 분에게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꿈과 희망으로 맞은 2014년, 우리 모두가 작지만 풍요로운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 사랑과 나눔 안에서 큰 기적을 이루어내기를 바랍니다. 올 한해 하느님의 축복을 많이 받으시고 영육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한국 방문에 대한 신자들의 기대가 높습니다. 교황님의 한국 사목 방문이 새해 이뤄질런지요.

 "그렇다면 정말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큰 축복이고 영광입니다. 지난해 초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으로 새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전 세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주고 계십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이 교황명으로 사용된 것은 사상 유례없는 일입니다. 한 바티칸 전문기자가 `가장 놀랄 만한 일`이자 `전에 없는 충격`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니까요. 더욱이 겸손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교황님의 모습에 전 세계는 열광하고 있습니다. 교황님의 이름에서 하느님의 뜻을 보게 됩니다.

 중세 성인 중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가난, 인권, 소박, 가톨릭교회의 재건`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그 때문에 새 교황님이 이 이름을 선택하신 것은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됩니다. 교황님의 방문을 위해 신자 여러분의 기도를 특별히 부탁드립니다."

 
 ▶새해는 103위 한국 순교성인 시성 3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염원했던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식이 올해 거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가운데 27위가 서소문 순교자인데 이번 시복식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서울대교구는 현재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그리고 `증거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와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984년 여의도광장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을 모신 가운데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과 103위 순교자들의 시성식을 성대하게 치렀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우리 교회의 모든 신자는 무엇보다 신앙 선조들의 시복 시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복 시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기도`입니다.

 올해 중으로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식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시복 추진 중인 `하느님의 종 124위` 가운데 27위가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이하 서소문성지)에서 순교하신 분들입니다. 이렇게 서소문성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톨릭 순교성지입니다.

 또한 서소문성지는 순교자들이 하느님 앞에서 신앙을 증거한 곳일 뿐만 아니라 인간은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가톨릭교회 가르침을 죽음으로 보여준 곳입니다. 따라서 교회사뿐만 아니라 조선 사회가 근대화로, 나아가 현대 민주 사회로 나아가는 데 정신적 토대를 제공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소문은 조선 시대의 여러 성문 중 동남쪽에 있던 광희문(光熙門)과 더불어 도성 안의 시체를 운반하던 곳이었습니다. 서울 지역 순교지 중 절두산이 병인박해 때 집단처형 장소였고 새남터는 국사범, 지도자급 인물들의 형 집행 장소였습니다. 반면에 서소문 밖 네거리는 주로 일반 평민들의 처형장이었습니다. 포졸들은 처형할 신자들을 소가 끄는 마차에 태우고 울퉁불퉁한 서소문 언덕길을 내리달려 신자들을 피투성이로 만들었습니다. 그 뒤 신자들이 아래쪽 네거리에서 처형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서소문성지는 신앙을 찾아 자발적인 노력으로 교회를 세우고 신앙을 실천했던 평신도들의 순교지였습니다. 그래서 서소문성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중림동 약현성당에서는 서소문이 있었던 지역을 가리키며 교우들에게 그곳을 지날 때마다 성호를 긋고 순교자께 기도를 바치도록 대대로 가르쳤다고 합니다.

 이제 시작한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조성은 순교자들의 전구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단순히 시민휴식공간에 그치던 서소문 근린공원을 사회, 종교, 근대사적 가치를 지닌 세계 최대 천주교 순교성지로 조성하는 것은 국격을 높이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적으로도 중요한 사안이기에 서울대교구는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참여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부와 서울시, 중구, 서울대교구 신자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 역사문화공원 조성이 가능합니다. 세계적 역사문화공간으로 제대로 조성할 수 있도록 신자 여러분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해 주길 바랍니다.

 시복식과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통해 한국교회는 순교자의 위대한 정신과 믿음을 후손에게 전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성인과 순교자를 본받아 하느님 말씀의 증인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소문성지가 더 잘 보존되어 우리 후손들에게 순교자들의 역사적 진리를 가르치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순교자들의 순교 정신을 가장 잘 계승하는 것은 신앙인 각자가 신앙생활을 성실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루카 9,23)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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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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