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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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 특집] 말씀, 미지근한 신앙 뜨겁게 한 불쏘시개

모범사례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소공동체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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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가정에 모여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가족 말씀터 모습. 이지혜 기자
 
 
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원회, 모범사례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소공동체` 탐방

주교회의 소공동체소위원회(위원장 이병호 주교)는 1월 22일 소공동체가 활성화된 서울 대방동본당(주임 박기주 신부)을 탐방, 본당 소공동체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복음화의 못자리인 소공동체를 통합사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한국교회 현실에 적합한 본당 소공동체 모델을 모색하고 실현해 나가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대방동본당을 대표하는 봉사자들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말씀과 소공동체 중심의 참여하는 교회`를 주제로 말씀으로 친교의 공동체를 이룬 추진 과정을 소개하고, 다양한 말씀터(반모임) 사례를 발표했다.

 이날 소공동체 발표 시간에는 소공동체소위원회 위원 9명과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연구원, 15지구 사제들과 대방동본당 신자 등 200여 명이 함께했다.
 
 대방동본당의 소공동체 이야기
 2009년 2월, 박기주 신부가 부임한 당시 본당은 교육관과 사제관을 짓고 있었다. 본당 신자들은 영적으로 메말라 있고, 본당 공동체는 위축돼 있었다. 박 신부는 21개 구역의 남성구역장들을 불러 모았지만 6명만이 얼굴을 보였다. 구역장들은 "도와주는 신자들이 없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박 신부는 "남성구역장들이 패잔병 같았다"고 회상했다.

 2014년 1월, 본당 신자들이 달라졌다. 본당 신자들은 말씀터 사례 발표 시간에 "성경 말씀을 통해 신앙의 참 기쁨을 맛봤다"며 소공동체 예찬론을 펼쳤다.
 "제 신앙은 미지근했는데 말씀터에서 성경 말씀을 읽으며 믿음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봉사는 많이 해왔지만 성경을 가까이 접하지 못해 믿음이 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김윤진 요아킴).

 "결혼한 지 10년이 됐지만 남편과 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가족 말씀터를 통해 하느님이 성가정의 씨앗을 심어주신 것 같아요"(조민채 가브리엘라).

 박 신부는 말씀을 중심으로 한 소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먼저 성경공부를 한 신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박 신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소공동체 교육 및 견진봉사자 교육을 했다.

 견진성사 교리를 10개월로 대폭 늘려 교리시간에 성경공부를 포함시켰다. 전 신자를 대상으로 구역별 피정을 열었고, 2010년 4월부터 말씀터를 시작해 말씀에 맛 들이는 친교의 공동체로 발돋움했다. 137개 말씀터(신자 700여 명)로 시작한 말씀터는 현재 186개(신자 1100여 명)로 늘었다.

 구역 말씀터뿐 아니라 30~40대 젊은 부부를 위한 말씀터, 청년 새영세자 말씀터, 가족 말씀터, 유치원 학부모들의 말씀터 등 다양한 말씀터가 생겨나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말씀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있다. 말씀터가 활성화되면서 본당의 젊은 신자가 늘어나 활기가 넘쳤다. 말씀을 접한 신자들의 신앙은 깊어지고, 신자들 사이의 관계도 한결 가까워졌다.

 박기주 신부는 "견진교리를 10개월로 늘렸을 때 신자들 반발이 있었다"면서 "말씀 자체에 힘이 있기 때문에 신자들이 말씀을 체험하지 못하면 본당은 공동체를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대방동본당 기자단으로 활동하는 이인숙(클라라)씨는 "3년 동안 말씀터를 취재하면서 처음 기복신앙에 치우쳤던 신앙이 사회적 문제도 함께 생각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소공동체,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공동체
 대방동본당 소공동체를 체험한 소공동체소위원회 위원들은 1월 23일 열린 평가회의에서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공동체 모습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전원(서울대교구) 신부는 "한국교회의 본당이 대방동본당 수준으로만 쇄신이 되면 복음의 기쁨이 한국교회에 스며들 것"이라며 "특히 말씀을 읽고 나누는 청년들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강영옥(서강대) 교수는 "개인이 파편화되고 연대감이 떨어지는 시대에 삶과 말씀이 일치돼 신앙 안에서 위로를 받으며 사는 신자들 모습을 봤다"며 "소공동체가 활성화되면 인간다운 사회로 발전하는 데에도 좋은 도구가 되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평가했다.

 소공동체소위원회 위원장 이병호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표한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복음을 전하는 사람은 말씀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한다"면서 "새로운 사람으로 변했다는 증거는 기쁨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이어 "대방동본당의 소공동체는 세계교회 어디에 내놔도 모범이 될 만하다"며 "이 모습이야말로 교회의 본래 모습이자 미래의 교회 모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공동체소위원회는 대방동본당 사례 발표를 녹화해 소공동체 시청각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 대방동본당 3구역 5반 신자들의 말씀터를 방문한 이병호 주교가 신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지혜 기자
 
 
서울 대방동본당 소공동체 3구역 5반

 1월 22일 저녁 8시. 대방동본당 3구역 5반 신자들이 둘러앉아 말씀을 읽는다. 가사와 직장일 등 바쁜 일과를 마치고 반장 전순려(아가타)씨 집으로 모인 신자 13명이 손으로 성경구절을 한 줄씩 짚으며 읽어내려 간다.



가톨릭평화신문  201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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