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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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특집]<1> 물질적 빈곤- 세계 인구 7명 중 1명은 굶주림, 도움의 손길 건네야

굶주림 겪는 세계 인구는 9억 2500만 명 이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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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6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주택 반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은 생활고. 이들은 `주인 아주머니께…`로 시작하는 짤막한 글과 함께 흰 봉투에 마지막 월세와 공과금이라며 70만 원을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30대인 두 딸은 신용불량자였는데, 큰딸은 당뇨와 고혈압에 시달렸고 작은딸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2005년부터 그곳에서 살던 이들은 60대인 어머니가 식당일을 하면서 근근이 버텨왔지만, 지난 1월 어머니가 팔을 다쳐 더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함께 삶의 끈을 놓아버렸다. 이 소식이 뉴스로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정말 안타깝다``넘어졌다고 자살하다니 21세기 대한민국 맞나?``수출 잘하는 대한민국보다 이런 소식이 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이 좋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왜 죽음을 택해야 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을 주제로 발표한 올해 사순 담화에서 우리를 부유하게 하신 그리스도의 가난을 본받아 가난의 실천을 통해 `빈곤`의 결핍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개인과 교회의 관심을 요청했다. 평화신문은 사순시기를 맞아 △물질적 빈곤 △도덕적 빈곤 △영적 빈곤에 허덕이는 이들을 위해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이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차례로 짚어본다.

  


▲ 서울의 한 재개발지역에 있는 주택. 툭 치면 곧 무너질 것 같은 곳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이 여전히 많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국내외 빈곤 사례와 실상

 세 모녀 사연처럼,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이웃이 참 많다. 지난해 9월에는 굶주림에 못 이겨 식당 창문으로 들어가 손님이 먹다 남긴 김치에 밥 두 공기를 훔쳐 먹다 절도죄로 입건된 27세 `공깃밥 남` 사연이 언론에 소개됐다. 그는 12세 어린 나이에 부모를 모두 잃고 홀로 세상에 남겨졌다. 15년 동안 신문 배달과 일용직 일 등을 하며 지냈으나, 불황으로 일용직도 구하지 못해 며칠을 굶은 상태였다. 안타까운 청년 사연을 접한 광주 서부경찰서 한 경찰관은 "배가 고프면 찾아오라"며 연락처와 경찰서 식권, 옷가지를 주는 선행을 하기도 했다.

 평화신문이 2001년 시작한 불우이웃돕기 캠페인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에 소개하는 안타까운 이웃 사연도 매주 끊임이 없다. 주위에 어려운 이웃이 없어져 캠페인이 막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13년 넘게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여전히 많음을 상기시킨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절대 빈곤율은 6, 상대 빈곤율은 12다. 절대 빈곤율은 최저생계비(2014년 1인 가구 기준 월 60만 3403원)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층으로, 말 그대로 절대 빈곤층이다. 상대 빈곤율은 중위 소득 50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 수준을 가리킨다. 상대 빈곤층은 언제든지 절대 빈곤층으로 떨어질 위험이 크다.

 시장소득 기준, 전체 빈곤율은 19.0다. 시장소득 빈곤율은 재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순수 소득으로 본 빈곤율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17.0, 여성이 21.0로 여성이 조금 더 높으며,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64.3를 차지해 고령일수록 소득이 적은 비율이 높았다. 가구별로는 근로연령층(18~64세) 빈곤율은 12.5이지만, 은퇴연령층(65세 이상)은 63.7가 시장소득 기준 빈곤층이다. 즉, 나이가 많을수록 시장소득 빈곤율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사실은 직장에서 은퇴한 뒤 수입이 없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것을 뜻한다.

 국외로 시선을 돌리면 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세계 기아 교육서비스(World Hunger Education Service)가 발표한 `2012년 지구촌 빈곤의 실태 및 통계보고서`는 "전 세계 인구 7명 중 1명(13.2)이 굶주림과 영양결핍으로 사망하거나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언급하고, 굶주림을 겪는 전 세계 인구수가 9억 2500만 명(2010년 기준)에 이른다고 했다.<도표 참조>

 또한 기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이며,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의 70가 아시아에 있고, 26는 아프리카에, 4는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이라고 밝혔다. 해마다 어린이 500만 명 이상이 영양부족(어린이 사망원인의 50 이상)으로 숨지고 있고, 개발도상국 어린이 가운데 32.5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빈곤과 기아의 원인과 해결책은?

 세계 기아 교육서비스는 기아의 원인으로 △빈곤 △불합리한 경제제도 △분쟁 △기후변화 등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분쟁과 기후변화보다는 빈곤 그 자체와 불합리한 경제제도가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발생시키는 주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물질적 빈곤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인간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것들인 △식량 △물 △위생 △일자리 △개인적으로 발전하고 문화적으로 성장할 기회 등을 제공해주자고 당부했다. 봉사하면서 그러한 필요를 충족시키고, 인류의 모습을 훼손시키는 그 상처들을 감싸주자는 것이다. 아울러 교황은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게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자"고 강조했다.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고 도우면서 우리가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섬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가난한 이들, 소외된 이웃을 돕는 행동에 나설 때다.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이사장 김운회 주교)과 (재)바보의 나눔(이사장 조규만 주교) 등 국내외 어려운 이웃을 돕는 운동에 사순기간 보속으로 모은 성금을 전하는 것으로 참여할 수 있다. 본당 차원에서는 본당 카리타스,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나눔의 묵상회, 레지오 마리애 활동이나 구역 반 모임 활동을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

 봉사에 직접 나서기가 어렵거나 이미 단체활동을 하고 있다면, 주위를 둘러보고 홀몸 어르신이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웃과 친지, 청소년이 있는지 살펴보자. 사순을 계기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톨릭평화신문  20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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