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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가톨릭청년, 희망을 말한다 - 희망과 열정의 현장 / 예수살이공동체 ‘밀알의집‘

‘예수 향한 떨림’ 신앙운동공동체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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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1회 담당 길벗 사제와 함께 하는 아침 미사 장면.

교회(Ecclesia)는 말 그대로 공동체라는 뜻을 품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교회’ 모습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요즘이다.

“직장생활을 하며 한창 고민이 많을 때였어요. 입으로는 예수님을 말하면서도 정작 가슴으로는 와닿지 않았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찾은 예수살이공동체에서 책에서만 보던 삶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김미애(오틸리아·37·서울 종암동본당)씨처럼 벼락처럼 다가온 떨림을 간직한 청년들이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가 뿌려놓은 신앙의 씨앗을 가꿔가고 있는 예수살이공동체는 서울 종암동 허름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하고 있었다.

과잉생산을 바탕으로 한 과잉소비 사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쇼핑, 텔레비전, 핸드폰, 신용카드, 가공식품, 액세서리, 자동차 등을 절제하고 줄이며 살자는 ‘오프(OFF) 운동’ 등 대안사회운동으로 잘 알려진 예수살이공동체는 실제 신앙운동공동체다.

복음적 가치관과 공동체의식이 스러져가던 현실에서 ‘청년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지난 1998년 3월 닻을 올린 예수살이공동체의 눈길은 늘 초대 교회공동체와 오늘날에도 그 끈이 닿아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로 활동하며 지난 2월부터 예수살이공동체 청년들이 모여살고 있는 ‘밀알의집’에서 새로운 삶을 실험하고 있다는 공동체의 막내 이소정(수산나·22·의정부교구 일산 백석동본당)씨는 “교육을 받을 때 자유, 기쁨, 투신이라는 예수살이공동체의 정신이 화인처럼 가슴에 와 박혔다”면서 “혼자서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찾을 수 없었던 기쁨과 힐링을 공동체 안에서 얻으며 자유로운 삶으로 나아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지상에서 천국처럼’을 이상으로 내건 예수살이공동체 청년들의 삶은 의외로 단순 소박하다. 아침과 저녁으로 정해진 기도시간에 함께 모여 하루를 열고 닫을 때를 제외하고는 각자의 일터에서 묵묵히 예수의 삶을 따를 뿐이다. 공동체의 끈을 수시로 확인하며 서로를 돕기 위한 과정으로 가족회의와 두레모임을 정기적으로 연다. 대신 영적 성장을 위한 교육과정은 꼼꼼하다고 할 정도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를 올바로 이해하고 시대의 징표에 따른 복음적인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모색하기 위해 다달이 좌담회, 강의, 토론 등 다양한 형식의 강학회 자리를 마련해 영적 성장을 위한 디딤돌로 삼는다. 해마다 두 차례 있는 배동교육을 받은 이들은 배동이(준회원)로, 수련생활을 거쳐 예수살이공동체 정신을 따라 살겠다는 서원을 한 이들은 민들레(정회원)로서 공동체와 함께한다.

배동교육 등을 통해 공동체 정신을 맛보고 다시 공동체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군 입대 전 공동체 체험을 하고 전역하자마자 지난해 3월부터 밀알의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윤성업(고르넬리오·25·인천교구 부천 여월동본당)씨는 “혼자 지낼 때보다 깨어있을 수 있어 좋다. 함께 공동의 지향점을 바라보고 추구하면서 참 자유를 느낀다”고 말한다. 윤씨는 지난해 모 대기업 공모전에 당선돼 인도를 다녀온 후 인도 가난한 지역 어린이들에게 정수장치 보내기 캠페인을 벌여 기금을 마련하기도 한 재주꾼이다.

예수살이공동체는 몸소 가난한 이들을 찾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지난 2006년부터 매달 5000원 이상 계를 부어 제3세계 빈민지역 아이들의 학자금을 지원하는 ‘오천원계’모임을 진행해오는가 하면,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필요하거나 나누고 싶은 물품들을 공동체 안에서 해결하는 나눔장터와 공동체 네트워크를 이용한 생활협동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예수가 꿈꿨던 하느님 나라를 지상에서 맛보고 있다.

“아픔과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마세요.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길을 열어 보여주십니다.”

기쁨 가득한 청년들의 초대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연락처 02-3144-2144, www.jsari.com 예수살이공동체

 
▲ 금요미사 후 소식지 발송 작업을 하는 모습.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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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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