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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가톨릭 청년, 희망을 말한다 - 그들은 떠나지 않았다!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신앙 실천하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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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이 본당을 떠난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 것은 아니다. 학교나 직장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가더라도 많은 청년들은 신앙에 목말라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사도직단체나 기도모임에 활발히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은 2013년 5월 30일 명동성명동성당에서 봉헌된 ‘신앙의 해 청년미사’에 참례한 청년들 모습.

주일 저녁. 청년들을 위해 마련된 ‘청년미사’는 황량하다. 전례부, 성가대 등을 빼면 청년의 얼굴을 찾아보기 어려운 청년미사의 모습은 청년사목이 활성화된 몇몇 본당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본당의 모습이다. 교회의 근심은 여기서 시작된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이 발표한 청소년사목현황을 보면 이 모습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2012년 청년미사를 참례한 청년은 교적상 인원에 비해 6.42에 불과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은 6.9, 2008년은 10.3로 계속 감소해오고 있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예수도 청년시절에 공생활을 했고, 한국교회의 토대를 닦은 것도 청년들이었다. 청년은 그저 미래가 아니다. 현재를 짊어진, 현재 교회의 희망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도 폐막메시지를 통해 “교회는 공의회를 통해 영원히 젊으신 그리스도, 살아계시는 위대한 분이신 그 창립자의 계획에 더 잘 부응하고자 자신의 모습을 젊게 하려고 노력해왔다”고 고백하고 “교회는 바로 젊은이를 위해 빛을 밝혔다”며 교회가 청년들에게 건 희망을 보여줬다. 과연 한국교회는 교회의 희망인 청년들을 잃은 것일까.



■ 교회에 청년이 없는가

청년미사에서 만날 수 없는 청년들. 정말로 교회에 청년들이 없는 것일까. 통계상으로 볼 때 한국교회 청년의 수는 결코 적지 않다.

2013년 한국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청년을 이루는 20~30대 신자의 수는 현재 155만7564명이다. 전체 신자 수가 536만1369명 임을 생각하면 신자 10명 중 3명이 청년이라는 소리다. 단순히 그 수만 따져도 청년층은 두텁다.

게다가 청년 신자의 수는 사실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5년을 주기로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국 20~30대의 수는 지난 조사에 비해 각각 2005년에는 -4, 2010년에는 -7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다. 반면 같은 시기 세례를 받은 청년 신자들을 비교하면 2005년에 1.82, 2010년에 1.77 등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군 장병에 많은 세례를 주고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전체 청년의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청년 신자가 얼마나 많이 증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 떠돌이 청년, 본당을 떠나다

그러면 그 많은 청년들은 어디에서 머물고 있는가? 교회 안에 많은 청년들이 있지만 정작 본당 청년미사에서 그들을 만나기는 어렵다.

한국의 청년은 ‘떠돌이’다. 한국사회의 특성상 20~30대 청년층은 한자리에 정착되지 않은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에 들어서면 많은 학생들이 자기 지역에서 떨어진 대학을 다닌다. 인천교구 대학사목부가 2012년 교구 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천교구 대학생 총 956명 중 교구 내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청년은 19.4에 해당하는 18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770명(80.5)은 서울대교구(373명), 수원교구(153명), 대전교구(119명) 등 타 교구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단 인천교구만의 현상이 아니다.

20~30대의 ‘떠돌이’ 생활은 대학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학을 가지 못한 청년은 전문 학원과 고시원을 찾아 이동하고 남자들은 20대 초반에 군 입대로 약 2년의 시간을 군대에서 보낸다. 어학의 중요성이 날로 중요해 지면서 유학, 해외연수 등과 워킹홀리데이비자 등을 이용한 6개월 이상의 장기여행을 떠나는 청년들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취업 후에도 떠돌이는 계속된다.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대학 졸업 후에도 학원, 연수 등을 전전하고, 좋은 직장을 위해서라면 먼 지역에서 자취를 하며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 청년의 현실이다.

이런 잦은 이동 속에 많은 청년들이 본당에서 멀어져갔다. 청년 자신이 하느님도, 신앙도 잊은 적이 없더라도 본당에서는 본당에 나오지 않는 이 청년들을 ‘냉담교우’로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규빈(엘리사벳·28)씨는 “본당 주일학교 교사, 청년성서모임 봉사 등 본당에서 청년활동을 해왔지만 해외유학과 본당이 옮겨지는 상황을 겪으면서 자연히 본당에 나가지 않게 됐다”면서 “미사도 판공성사도 빠지지 않지만 판공성사표를 본당에 제출하는 일에는 신경 쓰지 않아 교적 상으로는 냉담자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 신앙에 목말라 하는 청년들

본당을 떠난 청년들은 신앙도 떠났을까.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가 바로 지난해 5월 30일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신앙의 해 청년미사’다. 주말도 주일도 아닌 평일 저녁시간, 학업이며 취업 준비며 직장생활로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청년들이지만 이날 미사를 드리기 위해 모인 청년의 수가 1000여 명이다. 특별히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도 아니었고 미사 자체가 일반 청년미사와 달랐던 것도 아니다. 청년부와 청년성서모임, 두 단체가 불과 2~3개월 간 미사를 준비하며 알렸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청년단체에 걸쳐 교류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청년들의 입소문 덕이었다. 그 입소문으로 청년들이 신앙을 찾아 모였다.

청년들이 신앙교육에 목말라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교구 청년부는 올해부터 기존 2차에 걸쳐 진행하던 초급 청년전례학교 차수를 1차례 더하고 정원을 300여 명으로 늘렸지만 접수마감이 되기도 전에 모든 차수가 마감됐다. 전례 관련 교육은 교구를 막론하고 청년들의 인기교육이다. 각종 청년사도직단체와 청년기도모임에서 진행하는 피정 및 교육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기는 마찬가지다. ‘선택’ 등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신청 1시간여 만에 마감이 끝나기도 한다. 신앙의 해였던 지난해에는 청년교리서 「유캣」 공부가 청년들 사이에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태철 신부(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담당)는 “청년들은 입시, 취업, 직장생활 등 힘든 상황에서도 오히려 교회의 본질적인 교리와 전례, 영성을 더 찾으면서 미사에서 힘을 얻기를, 자신의 삶에 그리스도가 살아있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우리’ 교회로서 행동하고 살아가는 청년들을 ‘그들’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찾는 청년들

청년들은 자신들



가톨릭신문  20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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