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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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주일 특집] ‘성소’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건강한 신앙생활’ 성소식별 밑거름
삶의 표지·내적갈망·실현 가능성 통해
각자에게 주어진 성소 깨달을 수 있어
자신의 성소 발견했다면 응답 뒤따라야
일회성 아닌 끝없이 이어지는 과정
스스로의 결단·꾸준한 노력 요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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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소 안에 살아간다. 하느님은 사제·수도 성소뿐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모든 사람을 부르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 즉 성소 안에 살아간다. 이 부르심을 깨닫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성소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나에게도 성소가 있다’고 자각해야 한다. 하느님이 사제·수도 성소뿐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모든 사람을 부르신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성소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삶의 자리에서 나타나는 표지, 자기 마음의 갈망,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을 살펴보면서 성소를 식별할 수 있다.

복음서에서 그리스도가 제자들을 부르듯이 성소를 주도하는 것 역시 하느님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르심을 삶의 자리에서 나타나는 표지로 발견하곤 한다. 이 표지는 신앙적 체험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나 주변 사람들, 일상의 다양한 요소를 통해 나타난다. 예를 들면 마더 테레사 수녀에게는 다즐링으로 가는 기차에서 본 가난한 이들의 참담한 현실이 성소의 표지였다.

노틀담수녀회 성소담당 윤나영 수녀는 “하느님은 내 삶의 태도나 살아가는 방법 속에서 성소를 키워가신다”며 “내게도 성소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세상 속을 살아가면서도 깨어 있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성소의 기초”라고 말했다.

성소는 내적 갈망을 통해서도 깨달을 수 있다. 자신의 욕구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성소를 아는 하나의 방법이다. 자신이 간절히 이루고 싶은 바람 역시 하느님이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욕구가 성소인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갈망이 성소인지를 분별하기 위해서는 그 갈망의 의도와 목표가 ‘하느님의 좋으심을 선포’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사제·수도·결혼·독신 등이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그를 통해 무엇을 이루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좋으심을 선포’하는지의 여부는 ‘나를 위해’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라는 마음이 더 큰지를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그 성소의 길을 가는 자신이 ‘참 기쁨’을 얻을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비록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투신할 수 있다면 그 길이 바로 자신의 성소라는 것이다.

수원교구 성소국장 지철현 신부는 “하느님은 누구나 기쁘게 살길 바라시고, 하느님을 만나면 우리의 삶이 축제가 된다”면서 “하느님을 자꾸 만나야 기쁨이 생기고 내가 어디로 가서 그 기쁨을 전하고 싶은지를 하느님께서 알려주시는 것이 성소”라고 설명했다.

성소 식별에는 실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자신의 내적 지향과 구체적 현실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를 테면 수도자의 삶에 대한 갈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더라도 그 사람이 공동체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면 수도원에 들어가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또 다른 대안에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표지, 갈망, 실현 가능성을 보며 자신의 성소를 발견했다면 응답이 뒤따라야 한다. 성소는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이다. 아무리 성소를 찾았다 하더라도 스스로 그 길에 투신하겠다는 결단이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성소를 잃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춘천교구 성소국장 김주영 신부는 “본인의 결단과 노력이 없는 불완전한 성소는 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신학교에서도 ‘형성’(Formatio)이라고 해서 끊임없이 사제로서 잘 살도록 영적인 노력을 하도록 가르친다”고 전했다.

성소를 찾고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 전제돼야 하는 것은 건강한 신앙생활이다. 특히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과 하느님이 하시는 일인 성사, 하느님과 대화하는 기도는 성소를 깨닫게 해주는 밑거름과 같다. 하느님을 잘 만나야 성소, 즉 하느님의 부르심을 알기도 더 쉽기 때문이다.

예수회 성소담당 최성영 신부는 “예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맺고 왜곡되지 않은 건강한 신앙을 가진 사람이 성소를 찾을 수 있다”면서 “계속 기도하면서 가장 깊은 마음에서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것을 찾고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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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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