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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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주일]디지털 대로에 사랑과 칭찬의 나무를 심자

선플과 좋은 글 추천 수 늘려 좋은 문화 확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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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화=문채현

세상이 말과 메시지로 가득하다. 출퇴근 시간, 사람들은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세계에 접속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주는 온라인 서비스(SNS)와 각종 포털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48차 홍보주일 담화에서 대중매체 특히 인터넷은 인간 커뮤니케이션 관계망이 발전한 오늘날 모든 사람에게 만남과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며 “(인터넷은)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디지털 세계에 접속하면서 우리는 종종 가장 가까운 이웃과의 단절을 경험하며, 화면과 장치를 통해 명령에 따라 껐다 켤 수 있는 대인관계(「복음의 기쁨」 88항 참조)에 갇히기도 한다. 우리는 디지털 세상에서 어떻게 참된 이웃이 되어줄 수 있을까?



디지털 세상, 분열 혹은 소통

최근 세월호 참사로 고통을 겪는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는 악성 댓글을 단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세월호 관련 기사에 “한국놈들 제발 쓸데없는 시신 집착증 좀 버려라”는 댓글을 달았기 때문이다.

가톨릭 대표 포털사이트 ‘굿뉴스’(www.catholic.or.kr) 자유게시판이 네티즌들의 상호비방성 글로 몸살을 앓자,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은 자유게시판 이용에 대한 원칙을 정해, 타인에게 모욕을 주거나 반 가톨릭적인 글은 삭제 조치하고 여러 번 경고조치를 당한 이용자에게는 사용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다. 최근 전산정보실은 자유게시판 글 작성 시,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성호경이 글 첫머리에 자동으로 입력되도록 해놨다.

이렇게 악플문화와 상호비방성 글이 분열을 일으켜 참된 만남의 접속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는 사례도 많다.

‘트위터계의 천사’로 불리는 고은주(율리안나,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관구) 수녀는 140자의 단문으로 수도원 밖 세상 사람들 마음을 보듬어 준다.

“오늘까지 9일기도 지향 받습니다. 부족하지만 작은 정성 트친님(트위터 친구)들께 봉헌하고 싶네요.” “오늘의 착한 미션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먼저 반갑게 기쁘게 웃으면서 인사하기입니다. 참 쉽죠잉~?”

고 수녀는 기도가 필요한 이들에게 기도를 선물하고, 착한 미션을 통해 트위터 친구들이 선행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착한 이웃이 돼주고 있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이지만 인터넷이라는 관계망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진정한 형제애를 나누는 것이다.

페루에서 선교사로 사목하고 있는 최종환(의정부교구) 신부는 페이스북이 ‘발 없는 선교사’임을 체험했다. 2012년 최 신부는 본당의 하이디라는 아이가 골육종으로 팔을 잘라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목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나누기 위해 올린 글이었지만 글은 동창ㆍ후배 신부들을 통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관계자에게 전달됐고, 열흘 만에 하이디는 치료를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년여의 치료기간 동안 많은 단체의 후원과 지원으로 한국인의 뼈를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는 하이디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페루의 한국인 사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디지털이라는 매체를 통해 한 어린아이의 삶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 복음의 빛을

프란치스코 교황은 홍보주일 담화를 통해 “디지털 세상은 단순히 전선으로 연결된 망이 아니라 사람들의 관계망”임을 강조한다. “단순히 ‘접속된’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접속은 참된 만남을 수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로써 디지털 세상은 인간미 넘치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지나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공허한 메시지를 확대재생산 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착한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을까.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은 제46차 홍보주일 담화에서 “침묵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말을 더 잘 듣고 이해하게 된다”며 “침묵을 통해 서로의 말을 경청하는 자리가 마련되고 더 깊은 인간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돌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침묵과 느림의 감각이 필요한 이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디지털 대로’를 세상의 거리에 비유하며, ‘인터넷’이라는 거리에도 상처받고 구원과 희망을 찾는 사람들로 넘친다며 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만날 것을 촉구한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복음은 “땅끝에 이르기까지”(사도 1,8)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장 최양호 신부는 “악플로 시끄러운 인터넷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악플을 비판하기보다 좋은 글의 추천 수를 높이고 칭찬하는 문화를 먼저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터넷이 전파속도가 빠른 만큼 좋은 문화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관계망들이 유례없는 발전을 이룬 오늘날, 우리는 함께 사는 ‘신비’, 서로 어울리고 만나고 서로 감싸고 지지하며 이 흐름에 참여하는 신비를 발견하고 전달하도록 도전받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 흐름은 약간은 혼란스럽지만 형제애의 진정한 체험과 연대의 행렬과 거룩한 순례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의 더 큰 가능성은 모든 이에게 만남과 연대를 위한 더 큰 가능성이 됩니다”(「복음의 기쁨」 87항).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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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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