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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드글라스와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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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시기가 되면 신자들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매주 금요일 십자가의 길을 바친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가까운 성당에 설치된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며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한다.

십자가의 길을 형상화한 성화나 조각은 많다. 그중에서도 ‘빛으로 그리는 예술’이라 표현되는 스테인드글라스, 유리화로 만들어진 십자가의 길은, 빛의 양과 기울기 등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며 수많은 느낌을 선사하는 신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순 시기, 유리화로 그리스도의 수난 여정을 그려낸 성당을 찾아 십자가의 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제1대리구 기흥지구 보라동성당

보라동성당에는 제대를 중심으로 양쪽 14개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펼쳐져 있다. 각 창에는 십자가의 길 한 처 한 처의 내용이 그려져 있다. 예수의 표정까지 잘 드러날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를 담아낸 유리화다. 이 유리화에 빛이 더해지면 각 창에서는 예수의 작은 표정까지 또렷하게 드러난다. 고통에 찬 예수의 얼굴을 보며 십자가의 길을 바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고통에 동참하는 신비를 느낄 정도다.

14개의 창을 따라 걷다 보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로 옆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제1대리구 수지지구 성복동성당

성복동성당 십자가의 길은 작은 액자 속 유리화로 이뤄져 있다. 성당 벽을 통째로 사용한 다른 유리화들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심지어 성당 벽 높이 걸려 있어 내용을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 오히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십자가의 길을 바치는 사람들은 기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높은 위치에 배치된 십자가의 길을 올려다보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을 묵상하며 더욱 겸손해질 수 있다. 이 십자가의 길 유리화는 작지만 정교하고 사실적인 표현으로 채워져 있다. 또 각 처를 대각선으로 이어,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예수의 수난이 더욱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제1대리구 수지지구 신봉동성당

신봉동성당에선 앞의 두 십자가의 길과 정반대 유형을 만날 수 있다.

이곳 십자가의 길은 둥근 세라믹 위에 그려진 추상화다. 세계적인 유리화 거장 김인중 신부(베드로·도미니코수도회)의 작품으로, 숫자를 가리고 보면 몇 처를 형상화한 건지도 잘 모를 정도다. 하지만 그러한 특징은 신자들이 각각의 장면을 상상하며 더욱 깊이 십자가의 길을 묵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십자가의 길 14처는 12사도를 상징하는 12개의 창 사이에 배치돼 있다. 아름답고 화려한 빛이 들어오는 각각의 창 사이에 배치된 십자가의 길은 상대적으로 어둡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진 예수의 고통, 그 처절하고 엄숙한 시간이 지금 기도하고 있는 이의 앞으로 옮겨지는 듯하다.












홍탁 기자 hongta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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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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