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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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수원교구’와 함께 한 2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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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명희 씨
 

고백하건대,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이하 수원교구판) 제작에 밀접히 관련된 나로서도, 처음에는 ‘과연 이 신문이 필요한가?’라고 묻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답할 수가 없었다. ‘주보도 있는데 굳이 왜?’, ‘기존 신문에 더 많은 교구 소식을 싣는 게 홍보에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러나 창간 1주년을 지나, 2주년을 맞이한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가령, 교구장 주교님의 메시지 전문이 주보에 나왔다고 하자. 전문이 나왔지만 모두가 한 번에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럴 때 수원교구판에는 쉬운 ‘해설’이 등장한다. 그것 뿐 인가. 우리 본당에서 이번에 마련한 정말 좋은 선교 프로그램을 더 많은 교구 신자들과 함께하고 싶을 때도, 전국판 신문에 실을 필요 없이 교구 신자들이 보는 수원교구판을 두드리면 된다. 또한 우리 본당, 이웃 본당의 친밀한 소식들을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제주교구에서의 미담보다는, 지나다가 한번은 마주쳤을 만한 이웃 본당 신자의 이야기가 더 와닿는 법. 교구 주요 정보와 전례 등을 담아야 하기에 소식지의 역할만을 담당할 수 없는 주보와 모든 교구 소식이 고루 보도되기에, 우리 교구만의 이야기를 담기에는 부족한, 전국판 신문과 차별화 된 신문이 바로 수원교구판인 것이다.

무엇보다 신문에는 사제도, 수도자도, 전문기자도 아닌 평신도 명예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소식들이 숨 쉬고 있다. 자신의 꿀맛 같은 주일을 반납해 발품을 팔고 기름 값을 투자해서 이 대리구에서 저 대리구까지 동분서주하며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는 이들은, 바로 창간 2주년의 숨은 공신이다. 혹자는 명예기자들을 ‘아마추어’로 여기며 그들의 취재활동을 상대적으로 격하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런 취재처의 홀대에, 먼 길을 달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점심 한 끼 얻어먹지 못하고 돌아올 때가 많지만, 서운함을 표하고는 그뿐, 다시 발길을 멈추지 않았던 분들이다. 사실, ‘아마추어’이기에 보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 기자이기 이전에 ‘신앙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쓸 수 있는 따뜻한 소식들은 바로 명예기자들로 인하여 채워질 수 있었다. 어쩌면 기자를 업으로 삼으신 분들보다 오히려 더 대접 받아야 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명예기자들의 기사는 수원교구 인터넷신문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작은 복음의 씨앗이 더 멀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댓글 하나가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다.)

가족신문이 우리 가족만이 웃을 수 있는 소식들을 담아 가족이 직접 만드는 추억과 역사의 매체인 것처럼, 수원교구판도 바로 교구민들에게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교구라는 커다란 가정이 만들어내는 우리의 추억과 역사 말이다.

이제 2년. 모든 교구민들이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를 ‘우리 신문’이라고 여기기에는 아직 짧은 시간이다. 그래서 할 일이 더 많고, 때문에 가능성은 더 크다. 늘 손닿는 거리에 두고픈 친밀한 신문, 언제고 꺼내봐서 추억하게 하는 신문, 우리 교구에 관해서 만큼은 백과사전처럼 자세한 신문. 수원교구판과 교구 공동체, 교구민들과의 거리를 좁혀나가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 거리는 신문을 만드는 이들의 노력만으로는 좁혀질 수 없다. 교구민들이 신문에 민감히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우리 이야기를 남이 하는, 동떨어진 신문으로 퇴보하고 말 것이다.

앞으로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교구민들이 참여하는 공간을 넓히고, 우리 교구만의 기획물과 우리 교구만의 이야기로 무장해 수원교구 가족의 신문으로 더욱 발돋움할 것이다. 애정을 갖고 함께 만들어 가면, 신문이 달라진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문 중)

 
주명희(엘리사벳·교구 홍보·전산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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