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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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고쳐주기] 41. 스무 번째 가정 - 충북 증평 김선희씨 (하)

“확 바뀐 새집 보니 날아갈 것 같아요”, 깨끗한 화장실·편리한 세면실 등 그토록 소원하던 안락한 집 생겨, 평생 고마움 잊지않고 살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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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식 이후 한 달 여 만에 청주교구 증평본당 사리공소 김선희(막달레나)씨 집에 찾아가는 길.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없었다면, 다 와서 한참 헤맬 뻔했다. 전혀 다른 집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확 바뀐 집을 둘러보니,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 같아요. 날아갈 것 같다는 말이 이런 기분인가 봐요.”

집안을 둘러보던 김씨가 환하게 웃었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표정이다. 집 구경을 온 공소 식구들도 연방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웠다.

“아이고, 새로 지은 집 같네. 예전엔 물도 안 나오고, 성냥으로 가스레인지 불붙이고…. 그렇게 살았어. 이렇게 바뀔지 상상도 못했지. 나도 이런 집이 생겼으면 하고 부러울 지경이라니까.”

성한 곳이 없던 옛집이 공사기간 열흘 만에 전신성형(?)을 거쳐 따뜻한 보금자리로 탈바꿈했다.

비닐로 덮어놨던 외벽을 샌드위치 패널을 세워 더욱 단단해졌다. 이제 외풍과 무더위를 막아줄 보호막이 생긴 것. 덕분에 세탁실과 보일러실도 생겼다. 예쁘게 색칠도 했다.

“겨울 추위에 항상 기름값이 걱정이었는데, 이제 한시름 놓게 됐어요. 벌레들도 이젠 무섭지 않아요.”

수식이 하나도 맞지 않던 집 본채 건물엔 내부에 벽을 다시 세워, 반듯해졌다.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어있던 지붕도 뜯어 고쳤다. 싱크대는 예쁜 시트지를 붙여 새 것보다 더 예뻐졌다. 떨어졌던 방문도 달고, 도배?장판도 새로 했다. 이리저리 엉켜있던 전기배선도 가지런해졌다.

“사용하기도 아까워서 그대로 고이 간직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어둡고 컴컴하던 집이 환해지니 이웃 분들이 더 좋아하세요. 이제 아이들의 친구들도 편하게 초대할 수 있겠어요. 예전엔 오고 싶어도 올 수 없었죠. 그렇게 불편한 집에 어떻게 부르겠어요.” 김씨의 눈에 행복한 눈물이 고였다.

무엇보다 새로 생긴 화장실을 볼 때면 꿈만 같다. 냄새와 벌레, 쥐가 괴롭히던 외부 재래식 화장실을 내부로 옮기고, 수세식 양변기를 달았다. 정화조도 따로 묻었다. 새로 세면기와 샤워기도 설치했다. 이젠 대야를 놓고 쪼그려 앉아 씻지 않아도 된다. 가족이 그렇게 소원하던 평범한 화장실이 생긴 것.

“새로 만들어진 화장실을 봤을 때, 너무 기뻤어요. 아이들은 ‘여기가 우리 집이 맞냐’며 함성만 질렀죠. 저도 믿기지 않았어요. 이젠 밖에서 씨름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손님들도 편하게 쓰실 수 있겠어요.”

아이들이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공부방도 생겼다. 멀리서 공부하고 늦게 귀가하던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다. 김씨는 이제 아이들이 좋은 방에서 좋은 꿈만 꾸길 바란다.

어렵게 찾아온 기적에 김씨의 얼굴에 감사와 미안함이 자꾸만 겹쳐졌다. 눈물이 흐르지만 눈가엔 미소가 스며든다.

“고생해주신 분들 잘 챙겨드리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받기만 해서 어쩌죠. 이 고마움은 평생 갚아도 못 갚을 겁니다. 사실 어떻게 갚아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9월 14일, 김씨네 새집에서 축복식이 열렸다. 기공식 때처럼 증평본당 주임 조성학 신부, 본당 보좌 박종수 신부는 물론 공소 식구들이 모두 모여 자기 일처럼 기쁨을 나눴다. “열심히 사니까 이런 복도 받는다”며 김씨의 등을 가만히 두드려준다.

조성학 신부는 “이렇게 공사가 빨리 끝날 줄은 몰랐다”며 “날씨도 덥고 공사 여건도 어려운 가운데서도 밤늦은 시간까지 땀 흘려가며 일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종수 신부는 “집은 또 하나의 가정교회”라며 “이 집을 통해 드리는 기도와 찬미가 표양이 돼 밖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본당은 공사를 진행한 엠에이디 종합건설 이종익(아브라함) 대표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공사기간의 노고를 격려했다.

■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비닐 외벽 → 샌드위치 패널 외벽, 창문 설치, 흙벽 도색

▲세탁실, 보일러실 설치

▲서로 어긋나 있는 본채 벽 → 내부 벽 새로 설치

▲재래식 외부 화장실 → 외부 화장실 및 낡은 담장 철거, 화장실 내부로 옮겨 양변기·세면기·샤워기 등 설치

▲곰팡이와 습기로 울어버린 벽지, 장판 → 전면교체

▲떨어진 안방 문과 각 방문 → 전면교체

▲화재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던 전기 시설 → 낡은 전선·전등 교체, 배선 공사


 
▲ 재래식 화장실(왼쪽 위)과 세면실(왼쪽 아래)이 공사 후 깨끗한 내부 수세식 화장실로 바뀌고, 세면기와 샤워기도 설치됐다.
 

 
▲ 고치기 전(왼쪽)과 고친 후의 내부 모습.
떨어졌던 방문도 교체해 달고, 곰팡이·습기가 가득했던 벽지는 물론이고 장판까지 전면 교체했다.
 


■ 사랑의 집 고쳐주기 문의

서울 : 02-778-7671~3

대구 : 053-255-4285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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