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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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산청 성심원‘성심인애대축제’열리던 날

한센인과 지역민 어울린 한마당 잔치흥겨운 공연·바자로 축제 분위기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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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산청읍 산청대로 1381번길 17번지. 1972년 처음 다리가 세워지기 전까지 성심원은 경호강의 센 물살을 가로지르지 않고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요새와 같은 곳이었다.

지리산 자락, 주변에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이곳에 그들의 터전이 마련된 것은 한센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 때문이었다.

그러나 50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한센인들은 모두 노인이 되었지만, 그들은 서러움과 질곡의 세월을 뒤로한 채 세상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올해 처음 열린 ‘성심인애대축제’는 다름 아닌 화합과 상생으로 초대하는 손길이었다.



상생의 춤사위

8월 1일부터 닷새간의 성심인애대축제가 시작되고 뜨거운 태양이 작열 하는 혹서에도 한센인들은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평균 76세의 고령에도 ‘우리들의 축제’, ‘은인들에게 보내는 감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센인 마을대표 노충진(돈보스코)씨는 “우리가 과연 초대한 지역사람들의 옆자리에 가도 괜찮을까, 싫어하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기쁘게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모두가 동의해 마음을 모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1일부터 시작된 포르치운쿨라 축제에 이어 2일 개회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막이 오른 성심인애대축제에는 흥겨움이 가득했다.

산청민속보존회의 풍물패가 성심원을 돌며 분위기를 달궜고, 한센인들의 춤사위에 박수와 환호로 흥을 보탰다.

개회식 이후 국악 한마당에 이어 3일과 4일에는 가수 안치환씨, 광양 포에버 오케스트라 등 저녁마다 다양한 공연이 이어져 지역민들과 한자리에 어울렸다.

성심원장 오상선 신부는 “성심원이 지역민들에게는 어떤지 궁금하고, 한번쯤 가보고 싶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곳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이제 지역의 모든 주민들과 소통하고자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수도회 작은형제회 관구장 기경호 신부도 “성심인애대축제가 모두를 화합하게 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차별과 배타적 사고를 넘어서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가족

성심원에는 연간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센인과 중증장애인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이번 성심인애대축제가 진행되는 닷새 동안에도 전국에서 모여든 500여 명의 봉사자들은 행사 준비와 바자, 안내 등 궂은 일을 도맡았다.

남편과 아이들까지 온가족이 피서를 대신해 봉사에 나선 마산교구 사파본당 김민엽(효주아녜스)씨는 “4일 동안 이곳에 머무르며 저는 바자 판매, 남편은 차량 안내를 도울 계획”이라며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과 자연 속에서 뛰놀고 경호강에 발도 담그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성심원은 가족단위 봉사자들을 위해 방을 마련했지만 참가자들이 많아 인근 숙박시설에 머물며 봉사를 펼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또 대학생들과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봉사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진주보건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민우씨는 “힘들지만 조금이라도 한센 어르신들이 기뻐할 수 있는 일이라면 보람 있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자주 성심원에 봉사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심인애대축제에 참가한 지역민들도 흥겨운 공연과 푸짐한 바자에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5일간 8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지역주민 김성자씨는 “성심원이 이곳에 있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 와보기는 처음”이라며 “한센어르신들도 모두 어머니 아버지 같이 푸근한 마음이 들어 이제는 가끔씩 아이들과 봉사하러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5일간의 축제는 막이 내렸지만 ‘성심인애대축제’는 한센인들과 지역 주민들을 이어주는 작은 불씨가 됐다.


 
▲ 역사사진전.
 

 
▲ 바자 판매.
 

 
▲ 이콘 전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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