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 이후 국악 한마당에 이어 3일과 4일에는 가수 안치환씨, 광양 포에버 오케스트라 등 저녁마다 다양한 공연이 이어져 지역민들과 한자리에 어울렸다.
성심원장 오상선 신부는 “성심원이 지역민들에게는 어떤지 궁금하고, 한번쯤 가보고 싶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곳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이제 지역의 모든 주민들과 소통하고자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수도회 작은형제회 관구장 기경호 신부도 “성심인애대축제가 모두를 화합하게 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차별과 배타적 사고를 넘어서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가족
성심원에는 연간 3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센인과 중증장애인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이번 성심인애대축제가 진행되는 닷새 동안에도 전국에서 모여든 500여 명의 봉사자들은 행사 준비와 바자, 안내 등 궂은 일을 도맡았다.
남편과 아이들까지 온가족이 피서를 대신해 봉사에 나선 마산교구 사파본당 김민엽(효주아녜스)씨는 “4일 동안 이곳에 머무르며 저는 바자 판매, 남편은 차량 안내를 도울 계획”이라며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과 자연 속에서 뛰놀고 경호강에 발도 담그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성심원은 가족단위 봉사자들을 위해 방을 마련했지만 참가자들이 많아 인근 숙박시설에 머물며 봉사를 펼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또 대학생들과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봉사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진주보건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민우씨는 “힘들지만 조금이라도 한센 어르신들이 기뻐할 수 있는 일이라면 보람 있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자주 성심원에 봉사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심인애대축제에 참가한 지역민들도 흥겨운 공연과 푸짐한 바자에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5일간 8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지역주민 김성자씨는 “성심원이 이곳에 있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 와보기는 처음”이라며 “한센어르신들도 모두 어머니 아버지 같이 푸근한 마음이 들어 이제는 가끔씩 아이들과 봉사하러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5일간의 축제는 막이 내렸지만 ‘성심인애대축제’는 한센인들과 지역 주민들을 이어주는 작은 불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