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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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길을 가다] <중> 예수의 가르침, 인간의 길

밀밭과 들꽃 가득한 길 따라 예수 가르침 되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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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밀밭과 멀리 그 뒤로 보이는 히틴의 뿔.
 
 
1. 텔 고벨을 지난 `복음의 길`은 야트막한 등성을 타고 북쪽으로 이어진다. 텔 고벨에서 6km 남짓한 지점에 이르니 예수께서 혼인잔치에서 첫 기적을 행하셨다는 카나로 향하는 가지길이 왼쪽으로 나 있다. 안내 표석을 따라 카나로 발걸음을 옮기고 싶지만 갈 길이 먼 탓에 마음만 카나로 향한다.

 잠시 후 시야가 탁 트이고 드넓은 계곡이 눈앞에 펼쳐진다. 맞은 편 산 앞자락에 있는 마을 이름을 딴 `투란` 계곡이다. 동서로 길게 뻗은 계곡을 따라 77번 국도가 달린다. 지중해 연안 카이사리아에서 갈릴래아 호숫가 도시 티베리아스로 이어지는 도로다. 사실 투란 계곡은 고대부터 서쪽으로는 멀리 이집트로 연결되고 동쪽으로는 갈릴래아 호수 북단을 타고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로 이어지는 비아 마리스(Via maris, 바닷길)의 일부였다.

 비아 마리스는 동서 무역의 통로였지만 또한 침략자들의 길이기도 했다. 이 길을 통해 숱한 정복자들이 이스라엘을 짓밟았다. 앗시리아(B.C. 8세기), 바빌로니아(B.C. 6세기), 페르시아(B.C. 6~4세기), 알렉산더 대왕(B.C. 4세기), 그리고 로마 제국(B.C. 1세기)까지…. 예수 시대에 이스라엘은 여전히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쓰라린 과거를 되새기는 민족, 역사의 교훈을 잊지 않는 민족이다. 그렇다면 예수께서도 이 길을 다니실 때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역사, 그 역사의 비극을 떠올리셨을 것이다. 예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갑자기 저 계곡 아래에서 수많은 병거와 말발굽 소리가 귀청을 따갑게 울리는 듯하다.


 
▲ 아르벨 산 절벽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갈릴래아 호수 부근.
 

 
▲ 이스라엘의 독립 항쟁과 관련된 아픈 역사의 자취를 안고 있는 아르벨 산 절벽에 있는 동굴들.
 

 
▲ 아르벨 계곡 기슭의 아르벨 샘 부근 복음의 길.
 


 2. 복음의 길은 투란 골짜기로 내려와 77번 국도와 나란히 동쪽으로 계속 이어지다가 국도 아래를 통과해 북쪽으로 꺾어진다. 한 시간 가량 걸으니 광활한 밀밭이 펼쳐지고 그 뒤 멀리에 양쪽 모서리 끝이 뿔처럼 솟아 있는 사다리꼴 모양의 지형이 솟아 있다. `히틴의 뿔`이라는 휴화산이다.

 히틴의 뿔은 십자군 전쟁 당시 1173년 십자군이 살라딘(1137~1193)이 이끄는 이슬람 세력에 대패한 곳으로 유명하다. 히브리어로는 `카르네이 히틴`이라고 하는데 카르네이는 뿔을, 히틴은 밀을 뜻하는 `히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말로 `뿔이 있는 밀밭`이라고나 할까.

 눈앞에 펼쳐



가톨릭평화신문  20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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