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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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우리월드 아프리카 선교현장] 1. 우간다 ''기쁜우리월드 르웨자복지관''

아프리카에 희망의 씨앗 뿌리는 ''작은 예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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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질 듯 가는 팔다리, 먹지 못해 불룩 튀어나온 배, 파리 떼에 뒤덮인 채 힘없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이들 눈빛. 쳇바퀴 돌듯 무기력하게 이어가는 가난한 삶. 검은 대륙 아프리카 하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풍경이다.
 하지만 편견이었다. 더 나은 삶을 향한 열망과 자녀에게 한 자라도 더 가르치려는 부모들의 교육열, 가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은 6ㆍ25전쟁 직후 우리의 모습과 다를 게 없다. 그때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던 해외 원조기구가 있었듯이 그들 곁에도 고난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이들이 있다.
 작은예수회 사회복지법인 기쁜우리월드(대표이사 박성구 신부)는 2006년부터 우간다ㆍ말라위ㆍ케냐에 진출해 주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주님을 따르는 `작은 예수들`이 아프리카 땅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현장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기쁜우리월드의 `무모한 도전`
우간다 엔테비공항에서 내려 자동차로 40여 분 달려 복지관이 있는 르웨자에 도착했다. 수도 캄팔라에서 차로 30여 분 거리인 르웨자는 시골에서 상경해 도시빈민으로 전락한 이들이 모여 사는 빈민촌이다.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판자촌과 도로를 질주하는 고급 승용차,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과 손에 휴대전화를 쥔 사람들, 20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한다.
 큰 도로에서 언덕을 향해 난 비포장도로를 따라 200m 들어가자 4층 건물의 기쁜우리월드 르웨자복지관이 보인다. 단층 건물이 대부분인 지역이라 더 눈에 띈다.


 
▲ 싱글맘 품에 안긴 아이가 티 없이 맑은 눈망울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이곳 이용자는 홀로 자녀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일부다처제 영향이다. 국민 70가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최빈국 우간다에서도 가장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복지관을 이용한다. 1987년부터 20여 년 간 이어진 내전은 이 나라를 빈곤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오랜 빈곤은 원조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습관에 빠지게 했다. 수 천만 원에 달하는 구급차를 기증받아도 타이어가 터지면 교체하지 않아 고철이 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만연한 공무원 비리에 넌더리를 내다 지친 NGO(비정부기구)가 철수하면 또 다른 NGO가 진출해 그 자리를 메꾼다. 오랜 기간 천문학적 액수의 원조를 받아도 아프리카에 변화가 없는 이유다.
 르웨자복지관이 밑 빠진 독과 같은 우간다 후원에 나선 건 2007년이다. 한국에서 파견된 전문 사회복지사가 종합사회복지관 건립에 들어갔다. 한국에서 후원금을 송금하는 방식 대신 직접 사업 운영이라는 무모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첫걸음으로 지역민을 대상으로 욕구조사를 실시하고 도움을 줄 방법을 모색했다.
 이혜옥(베로니카, 38) 센터장은 "NGO가 병원이나 학교를 기부해도 이어받아 운영할 현지인이 없는 상황"이며 "국가 기반이 거의 없는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는 직접 운영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인과 함께 호흡하며 가까워지는 방식은 힘들지만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 재봉반에서 훈련하는 싱글맘.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수업시간에 아이가 함께하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복지관은 다른 NGO가 하는 것처럼 물고기를 주지 않았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자 받는 데 익숙한 이들에게서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았다. 복지관이 운영하는 미용반과 봉제반, 구슬공예반 등에서는 더 나은 삶을 향해 땀 흘리는 학생들의 실습이 한창이다.
 
#어두운 땅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희망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미용반에서 퍼머 실습이 한창인 남삼바 아넷(32)씨는 "남편은 집을 나가고 어린 딸을 홀로 키우며 살고 있다"며 "날품팔이로 버는 돈 10만 실링(약 5만 원)으로는 가난한 집안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료로 미용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정보를 듣고 기쁜우리월드를 찾았다. 어릴 적부터 하고 싶어하던 일이기에 배우는 것 자체가 기쁨이었다. 집에서도 훈련은 계속됐다. 딸은 어머니의 실습을 위해 기쁜마음으로 머리카락을 내놨다. 실력이 향상되어 이제는 집 근처 주민을 대상으로 간이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밀린 월세도 해결했다. 이제 정식 미용실을 내는 게 그의 꿈이다.
 여성가장 직업훈련사업은 르웨자와 삼비아 지역 여성가장 38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미용과 봉제 등 6개 과정으로 1년 훈련을 마치면 수료증이 나온다. 훈련과정 후 소규모 창업지원도 병행된다. 여성가장의 홀로서기를 돕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도 일할 곳이 없는 상황에서 복지관은 더 나은 삶을 향해 올라갈 수 있는 가난한 이들의 유일한 사다리다.



가톨릭평화신문  201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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