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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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리농 제9기 하늘땅물벗 일본연수]<상> 탈핵 사회로 가는 길, 한일 함께 가자

우리농과 일 에스생협 10년째 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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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2011년 3ㆍ11 후쿠시마(福島)원전 사고 `이전과 이후`로 갈렸다. 일어나서는 안 될, 있어서도 안 될 원전 방사능 유출은 일본 내 생명, 환경, 소비, 유기농 운동의 눈길과 지향을 `핵발전 문제`로 돌렸다. 때를 놓쳤다고 후회를 하면서도,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며 의욕을 보인다. "다츠 겐바츠(たつ げんばつ, 脫原發)!"를 외치며 대응에 나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조해붕 신부)는 일본 내 방사능에 대한 주위의 우려에도 9월 28일부터 2일까지 4박 5일간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와 고베, 교토 등지에서 제9기 하늘ㆍ땅ㆍ물ㆍ벗 일본 연수를 가졌다. 10년 넘게 일본 오사카 사카이시 S-생협과 함께해온 한ㆍ일 생명 공동체 간 교류를 이어나가고, 최근 들어 부각된 `탈핵`이라는 공통분모에 대한 성찰과 고민, 시민운동, 대안 모색, 실천 사례 발표 등를 통해 생태적 삶에 대한 연대를 이루려는 뜻도 담겼다. 담당 사제인 우리농 서울대교구본부 본부장 조해붕 신부와 단장인 김용희(마리비안네) 서울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생활공동체위원회 위원장, 실무자와 활동가 등 모두 11명이 함께한 연수를 동행취재해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글ㆍ사진=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 에스 생협 조합원 자녀들이 핵발전소와 방사능 피해 실태, 대체에너지의 가능성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나서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 에스 생협 이시카와 마사카네 전무이사가 사카이 시내 카라리물류센터를 방문한 서울 우리농 활동가들에게 배송과정 전반과 방사능 물질 검사 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9월 30일, 눈부신 가을 햇살이 살랑거리는 오사카 남쪽 센난군 쿠마토리초(熊取町) 공민회관. 아담한 회관 3층 강당에 주부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에스 생협 탈원자력발전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9월 2일 찾아갔던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방문 결과를 조합원들과 나누는 자리다. 발전용이 아닌 대학의 연구용 원자로라고 하지만 자기 마을 쿠마토리초에 원자로가 있기에 방사성 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또 방사능이 대기 중에 얼마나 퍼져나가는지 알기 위해서다. 주부들이 직접 현장 방문을 통해 연구용 원자로 현황을 파악한 뒤 주부들의 견학 소감과 사진, 패널 자료 등을 통해 원자로를 보지 못한 주부들에게 그 실태를 정확히 알려주려는 목적도 있다.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지만 700~800㎞ 이상 떨어진 쿠마토리초 지역 방사능 수치도 안심할 수가 없는 단계다. 요즘도 대기 중으로 바람을 타고 오염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현장에서 200㎞ 가량 떨어진 도쿄만해도 사고 전 0.001bq(베크렐)에 불과했던 방사능 수치는 1200bq, 심지어는 몇 만bq에 이르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경우 300㎞ 지점까지 오염된 반면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는 훨씬 더 많은 지역을 오염시킨 것으로 알려져 주부들의 불안은 날이 갈수록 커진다.

 조합원 나가하시 마리코(永橋眞理子)씨는 "먹거리를 통한 내부 피폭의 경우 방사능 물질이 온 몸에 퍼지지 않고 특정 부위에 계속 축적되는 경우가 많은데 배출이 안 된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민들의 경우 피폭 실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생협 차원에서 원전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했다.

 에스 생협은 또 이날 모임에서 사카이시에 온 후쿠시마 피란민 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전하고 이재민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원전사고 현장에서 반경 3㎞ 이내 지역 주민들만 강제이주시켰을 뿐 그 외 지역에서 임의로 피란을 떠난 피해지역 주민들에 대해선 정부측 지원 움직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주부들의 방사능 오염 우려에 에스 생협도 먹거리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대폭 강화했다. 사카이시 카라리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정부의 방사능 허용기준보다 훨씬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음료수는 정부와 똑같이 10bq이지만 우유와 유아용 식품은 10bq(정부는 50bq), 쌀은 10bq(정부 50bq)만 허용하고 있다. 또 일반 식품의 경우 정부는 100bq이지만, 에스생협은 계란과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등은 20bq, 기타 유제품과 청과물은 50bq, 기타 식품은 100bq를 허용치로 제시하고 있다.

 에스 생협은 또 지난해 자체 내에 탈원자력발전 위원회를 구성, 방사능 오염과 관련한 주부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전국적 반원자력발전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주부들 차원의 반핵 운동과 대안에너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곤도 아츠코(近藤厚子, 55) 에스 생협 환경 담당 이사는 "최근 우리 생협 차원에서 탈원자력발전 1000만 명 서명운동에 동참, 조합 내에서 1만 명 서명을 목표로 했는데 현재 9200여 명이 서명했다"면서 "조합원들의 작은 힘이나마 한데 합칠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젠가 탈원전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ㆍ일 심포지엄 `탈원자력발전 사회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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