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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 자살예방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⑤활기찬 인생 2막을 위해(노인 자살예방)

노인 사회 참여 확대로 자존감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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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숙 교수(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노년기 연령층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격동기에 치열하게 살아왔으며 현재의 경제적인 부와 세계적인 위상을 이뤄온 세대다. 그러나 산업화시대의 급격한 변화와 의료발달로 인한 고령화에 노후 준비 없이 가정과 사회로부터 내몰리는 상황에 처해있다. 또 건강상태의 약화, 배우자 사망,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 경제력 감소 등 여러 가지 상실로 신체적,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다.

 노년기의 이와 같은 개인적 상실과 스트레스에 긍정적으로 대처하면 성공적 노화를 경험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노인자살률을 보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상황에서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원인은 역할 상실, 자아존중감 상실, 심신건강상태 약화, 배우자 상실, 가족불화, 경제적 불안정 등 생물학적, 사회적, 심리적인 복합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 젊은 연령층에서의 자살시도는 종종 충동적이고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일 수 있지만, 노인들은 오랜 기간 자살을 계획하고 더 치명적인 자살방법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망에 이르는 자살시도가 다른 연령계층보다 높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가족은 생애 모든 주기를 통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에 가족이 응집력이 낮으면 노인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기 어려우며, 외로움이나 우울감이 증가하고, 자살충동을 더 느낄 수 있다. 또 가족관계에서 의사소통 문제는 노인들에게 정서적 영향을 미치게 되며 그로 인해 노인들은 가족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외로움과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가족구조는 변화돼 핵가족화됐으나 노인의 대다수는 독립적 생활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심리적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다. 부양을 받아야 하는 의존적 집단이다. 이런 맥락에서 홀몸노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홀몸노인은 부부가 함께 사는 노인에 비해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며 신체적 건강, 경제적 지위, 심리사회적 안정 등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노인자살의 증가는 고령화 사회로 급격히 진입하는 이 시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중요한 과제로 대두하고 있으며, 노인자살예방을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경제적ㆍ보건의료적 사회복지 안전망 확보가 시급하다. 그런 점에서 농촌에서의 치명적 자살수단인 맹독성 제초제의 판매유통이 금지되고 공동안전보관 및 관리는 바람직한 결정이다.

 질병의 치료를 비롯한 건강 가꾸기와 독립적인 일상생활 기능 유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가능한 한 매일 산책, 먼 길로 돌아가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걷기 등 사소한 신체활동을 늘리고 항산화제인 비타민 C 등 붉은 색 과일과 녹색 채소를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

 노노케어 (老老care, 젊은 노인이 고령 어르신을 돌봄)나 상담과 같은 전문 기술을 습득한 건강한 노인이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여러 가지 자원봉사, 지역사회 도우미 등 활기찬 인생 2막을 위해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기의 삶을 누리는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일이다. 아울러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훈련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외에도 사회복지관이나 노인복지관에 노인복지상담센터를 설치해 여러 질환에 대한 상담, 노인 관련 각종 심리검사 수행 및 노인복지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자살예방 게이트키퍼(생명지킴이) 교육을 한다. 또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 보건의료기관, 지역사회복지관 및 종교기관과 연계한 자살예방 네트워크를 형성해 더 따뜻하게 주위를 살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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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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