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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존중·자살예방캠페인 ‘행복해져라!’] (7) 더욱 아픈 사람들, 자살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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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살유가족의 마음은 어떨까요?



전 세계 10명 가운데 2명이 자살로 가족을 잃고, 한 사람이 자살하면 평균 7명이 심각한 충격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살이 터부시되는 사회 안에서 자살한 이를 가족으로 둔 ‘자살유가족’들은 마음껏 울 공간조차 없습니다.

가톨릭신문이 지난해 5월 마련한 ‘자살 예방, 누구의 몫인가’ 좌담회에서 홍강의 교수(한국자살예방협회장·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한 사람이 자살하면 가족들과 지인들은 아픔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며 “그들은 다시 자살을 할 가능성이 높은(high-risk) 그룹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살유가족들이 이런 위험에 더욱 쉽게 노출되는 것은 사랑하는 이의 자살 자체가 충격이 되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비밀을 지키느라 아픔을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고, 이들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에 대해 무관심한 사회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보미 수녀(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장)도 “직접 상담을 하면서 보면, 유가족들은 본인이 겪는 아픔보다 교회 안에서 충분히 위로 받지 못했다는 상처가 크다”며 “유가족들이야말로 가장 위로와 지지가 필요한 대상이라는 차원에서 지속적인 연결을 시도한다”고 전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이중삼중의 죄책감을 갖습니다. 가족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과 교회 안팎의 냉랭한 시각으로 인해 자살을 숨기거나, 사회와 담을 쌓거나, 교회 안에서는 냉담하기도 합니다. 사회적인 수치와 따가운 시선 등 비난의 꼬리표가 그들의 치유과정을 더디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별과 오해로 회복의 힘을 저해시키지 않도록 서로를 배려하고 위로하며 연대관계로 가득한 사회가 돼야 합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픔과 상처를 함께 끌어안고, 서로 유대하며 지탱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리적, 정서적으로 유가족을 지원하고 혼자만의 아픔이 아닌 ‘우리의 아픔’이 돼야 하는 것입니다.

자살예방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유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서로의 아픔을 이야기할 수 있고 받아들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자살유가족을 지지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자살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원하는 만큼 표현하게 한다 ▲고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친절하게 행동하며 계속해서 지지해준다 ▲지역의 자살유가족 자조모임을 찾아준다 등 찾아보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 많답니다.

특히 자살유가족 자조모임을 찾는 것은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인데,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내적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 슬픔을 나누는 것입니다. 자살유가족들이 참여하기를 꺼린다면 함께 가주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자살유가족 자조모임은 안전한 환경에서의 지지와 위안, 자살유가족의 정서적 경험이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의 02-318-3079, www.3079.or.kr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자살유가족들. 그들의 손을 맞잡는 사회적 연대관계가 필요하다.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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