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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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칙, 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29> 생명문화 건설 위한 공동의 노력 필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양심'' 형성과 교육에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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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충돌」이란 책이 생각납니다. 1996년 미국에서 출간됐는데 5년 후에 일어난 9.11테러로 인해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필자의 전공은 아닙니다만, 이 책은 21세기 국제질서 속에서 이데올로기 투쟁이 사라지고 민족과 종교로 이뤄진, 더 복잡해진 `문명의 투쟁`(기독교권, 정교권, 이슬람권, 유교권, 불교권, 힌두교권 등)을 다루면서 그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종교간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군대도 무기도 없는 종교간 충돌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종교조차도 악용하는 `악의 세력 간 충돌`이 불가피한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냉전시대의 흑백논리의 재탕, 서구 기독교의 우월주의의 다름이 아니냐는 반론들이 제기됐고, 다행히 「문명의 공존」도 출간돼 있습니다.
 
 ♂♀생명봉사자 : 지난 호에서 예고한 `문화의 싸움`도 그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21세기 국제질서는 경계선이 분명히 있는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전선(戰線)도 없는 `문화의 충돌`로 가고 있다고 진단하십니다. 바로 `생명의 문화와 죽음의 문화의 싸움` 말입니다. 거기에는 국경이나 민족이나 종교를 구분하는 문명적 시각보다는 참된 가치와 그 필요성을 분별하는 비판적 감각이 필요합니다. < >(95항 §1). 그리고 `윤리적 공동 노력`도 필요합니다. <<도의심을 총체적으로 동원하고, 생명을 지원하는 대대적인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동의 윤리적 노력이 절박하게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새로운 생명의 문화를 건설해야 합니다>>(95항 §2).

 더 나아가 소위 그리스도교 문명이라 자처하면서도 낙태의 자유와 안락사의 합법화를 꾀하는 서구 기독교 문명의 불신앙에 대해서 지적하십니다. <<신자들 중에서, 심지어 교회의 삶 안에서 능동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리스도교 신앙과 그 신앙이 생명에 관해 윤리적으로 요구하는 것들을 분리시켜 버림으로써 도덕적 주관주의와 일종의 부당한 행동방식에 빠지고 마는 일이 흔합니다>>(96항 §3). 소위 `서구 그리스도교 문명`의 <<생명 문화의 쇄신>>에 대한 촉구이시겠지요(같은 곳).
 
 ♂♀생명봉사자 :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려면 어떤 쇄신 방법을 마련해야 할까요?

 가장 기본은 생명의 가치에 대한 `양심` 형성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변모를 향해서 나아가는 첫 번째이고 기초적인 단계는 모든 인간 생명이 지닌 비교할 수 없고 침해할 수 없는 가치에 대한 양심을 형성하는 것입니다>>(96항 §1). 자유로운 양심을 형성하는 데 신념(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 모두가 `살자`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낙태(타살)할 자유, 안락사(자살)할 자유는 자유도 진리도 아닌 그저 `궤변`일 뿐입니다. <<생명과 자유 사이의 본질적인 관계를 재형성하는 것은 가장 큰 중요성을 가진 것입니다. 이 둘은 분리할 수 없는 재화입니다.… 생명을 환영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곳에 참된 자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같은 곳).

 그 다음은 `교육`입니다. 특히 `생명의 시작과 성, 그리고 사랑`에 대한 젊은이 교육 말입니다. <<생명이 그 출발 단계에서부터 지니고 있는 가치에 대해 특히 교육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성과 사랑과 삶 전체를 그 참된 의미와 밀접한 상호 연관성 안에서 받아들이고 체험하도록 도와야>> 합니다(97항 §2). 그리고 "자연적인 방법"으로서의 <<부부의 책임있는 출산에 대한 훈련>>(97항 §3), 마지막으로는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에 대한 숙고>>(97항 §4)도 교육해야 합니다.
 
 ※<< >>는 「생명의 복음」 본문


이동호 신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교육분과장,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서울대교구 오류동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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