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교부들의 성경주해] (172)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② 모든 예언자가 받은 고통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성경본문 : 1테살 2,14】

“… 사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유다의 하느님 교회들을 본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곳 신자들이 유다인에게서 받은 것과 똑같은 고난을 여러분도 여러분의 동족에게서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똑같은 고난을 받았습니다”라는 바오로 사도의 이 말은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태 13,57)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오리게네스는 예언자들이 태어난 지역, 그들이 속한 민족, 그들이 살아가는 물질적 육체까지도 ‘고향’에 해당한다고 폭넓게 해석한다. 많은 교부들도 ‘물질적 육체까지도 고향에 해당한다’는 오리게네스의 견해에 공감한다.

따라서 육체 안에서 사는 삶은 우리의 ‘고향’인 동시에 한편으론 우리의 진정한 고향에서 떠나온 일종의 ‘귀양살이’인 까닭에, 어떤 사람이 예언자가 되어 ‘육신’을 거스르는 발언을 하면 당연히 치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러분도 똑같은 고난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태 13,57).

우리는 이 말씀이 모든 예언자에게 해당하는 말인지, 다시 말해 모든 예언자가 고향과 집안에서 존경받지 못하는지 따져 보아야 합니다. 또는 본문의 ‘예언자’가 단수이니 한 예언자에게만 관계된 말일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이 한 사람에 관한 말이라면, 그 내용이 우리 구원자에게 일어난 일과 일치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관점에서 한 말로 본다면, 역사적으로 사실이 아닙니다. 엘리야는 길르앗의 티스베에서 무시당한 적 없고 엘리샤는 아벨 므흘라에서, 사무엘은 라마타임에서, 예레미야는 아나톳에서 무시당한 적 없습니다. 그러나 비유로 해석하면 전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유대아를 그들의 ‘고향’으로, 이스라엘을 그들의 친척으로, 그리고 어쩌면 그들의 육체를 ‘집안’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예언자가 육체로 살 당시 유대아에서 육에 따른 이스라엘로 치욕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에 보면 스테파노가 사람들에게 “예언자들 가운데 여러분의 조상들이 박해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들은 의로우신 분께서 오시리라고 예고한 이들을 죽였습니다”(사도 7,52) 하고 질책한 일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 번째 서간에서 비슷한 말을 합니다. “형제 여러분, 사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유다의 하느님 교회를 본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곳 신자들이 유다인에게서 받은 것과 똑같은 고난을 여러분도 여러분의 동족에게서 받았기 때문입니다. 유다인들은 주 예수님을 죽이고 예언자들도 죽였으며, 우리까지 박해하였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자들이고 모든 사람을 적대하는 자들로서 ….”(오리게네스 『마태오 복음 주해』 10,18)

성실한 인내의 본보기인 그리스도

“유다인에게서 받은 것과 똑같은”이라는 말에는 많은 뜻이 들어 있습니다. 이 말은 사람들이 믿음을 위해 고결하게 싸우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사람들이 기뻐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똑같은 고난을 여러분도 받았기 때문입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니 그들이 감히 주님께 한 짓과 똑같은 것을 여러분이 겪는 게 무엇이 놀랄 일입니까? 바오로 사도가 들려주는 이 진리에 크나큰 위로가 담겨 있는 것을 아시겠습니까? … 자세히 살펴보면, 바오로 사도는 그의 모든 서간에서 온갖 종류의 유혹에 대해 다양하게 언급하는 가운데 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잘 보십시오. 여기서도 그렇습니다. 유대인을 비난하는 말을 통해 사람들이 주님과 주님의 고난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그것이 크나큰 위로인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테살로니카 1서 강해』 3)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3-0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2

시편 33장 1절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환호하여라. 올곧은 이들에게는 찬양이 어울린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