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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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178)테살로니카 1서 4,13-8

죽음의 비유인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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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1테살 4,13】

“형제 여러분, 죽은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 …”



아우구스티누스와 아를의 카이사리우스는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의 비유(마태 25,1-12)에 나오는 잠을 죽음에 대한 비유로 해석한다. 그들의 설명을 들어보자.

죽음의 비유인 ‘잠’

복음서에 쓰여 있기를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마태 25,5)고 합니다. ‘잠’을 그리스도께서 심판자로 오시는 최후의 심판이 늦어짐으로써 비롯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그리고 “불법이 성행하여 많은 이의 사랑이 식어”(마태 24,12) 간다면, 여기에 슬기로운 처녀들이 왜 등장하는 것입니까?

그들은 “그러나 끝까지 견디어 내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24,13)라는 말씀이 묘사하는 이들이니 말입니다.

열 처녀의 비유엔 “처녀들은 모두 잠이 들었다”고 쓰여 있습니다. 사람들의 칭찬을 듣고자 선행을 한 어리석은 이들만 아니라 하느님께서 찬양받으시도록 선행을 한 이들도 죽는다는 말입니다. 두 종류의 사람이 다 죽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죽음을 ‘잠’으로, 부활을 ‘깨어남’으로 표현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죽은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라고 하며, 또 다른 곳에서는 “그 가운데 대부분은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1코린 15,6)라고 합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서간집」 140,32,76)

죽음을 나타내는 ‘잠’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오늘 우리가 읽은 복음서의 열 처녀 비유는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겼다”(마태 25,7)고 합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마태 25,3)습니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마태 25,4-7) … 어리석은 처녀들의 등이 꺼지자 그들은 기름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는 처녀들에게 기름을 나누어 달라고 청합니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말하지요.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마태 25,9)하고 대답합니다.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하고 청하였지만, 그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하고 대답하였다”(마태 25,10-11)라고 쓰여 있습니다.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이 이야기가 나타내는 바를 옛 교부들의 설명에 따라 여러분의 사랑 실천과 관련하여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들이 다섯 처녀로 불리는 것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이들의 수가 적어서가 아닙니다. 생명이나 죽음이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 영혼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 감각들을 나쁘게 사용하면 우리는 더러워집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늘 좋게 사용하면 우리 영혼의 순결함이 보존됩니다.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마태 25,5)에서 ‘잠’은 죽음을 나타냅니다.

바오로 사도도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형제 여러분, 잠든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 바랍니다”라고 하지요.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에서 ‘한밤중’은 심판 날을 나타냅니다. 심판 날이 ‘한밤중’이라 불리는 것은 인간이 그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입니다. 심판의 날과 시간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아를의 카이사리우스 「설교집」 156,1)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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