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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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주해] (197) 테살로니카 2서 3,10

게으름에 대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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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2테살 3,10】

“…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 ….”



교부들은 기도와 단식 같은 종교적 행위를 한다는 핑계로 노동을 회피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일하는 겸손함

언젠가 세라피온 원장은 이런 거짓 겸손을 절묘하게 조롱한 적 있습니다. 한 남자가 수도원에 있는 세라피온 원장의 방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차림새와 말투로 엄청 겸손한 티를 냈습니다.

늘 그렇듯이 세라피온 원장은 그에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손님은 원장의 청을 거절하면서 자신은 큰 죄인이니 원장과 같은 공기를 숨 쉴 자격조차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깔개도 마다하고 땅바닥에 앉았습니다. 세라피온 원장이 발을 씻어 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것은 물론입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종교적 대화 시간을 갖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래서 세라피온 원장이 말을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되는 대로 여기저기 게으르게 떠돌아서는 안 되며 더군다나 그는 젊고 건강하니 더욱 그래서는 안 된다고 온화하고 친절하게 훈계하였습니다. 수도자 방에 살면서 선조들의 규칙을 지키고 다른 사람들의 호의에 의존하여 살지 말고 스스로 일해 생계를 꾸려가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전파하는 일을 했으므로 사람들에게 생계를 의지해도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일을 돕느라 스스로 일할 수 없는 사람들과 자신의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습니다. … 사람은 그 마음에서 진정 겸손해야 합니다. 참된 겸손은 자세나 말투로 흉내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속마음이 겸손해야 진짜 겸손입니다.(요한 카시아누스 「담화집」 18,11)

그리스도를 팔아 먹는 자들을 경계하라

주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로 오는 모든 이를 받아들이시오. 그러고서 여러분도 판단 능력이 있으니 그를 시험하여 그가 옳은지 그른지 알아보시오. 오는 이가 여행자이면 여러분이 할 수 있는 대로 그를 도우시오.

그는 혹 필요가 있더라도 여러분에게서 이틀이나 사흘 이상은 머물지 말아야 합니다. 그가 장인으로서 만일 여러분 중에서 거주하기를 원하면, 일을 하여 먹고 살도록 하시오. 만일 그에게 장인 기술이 없으면 여러분의 판단에 따라 보살펴 그리스도인이 여러분 가운데서 게으름을 피며 사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그가 이렇게 하려 하지 않으면 그는 그리스도를 팔어 먹는 자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자들을 조심하시오.(익명 「디다케: 열두 사도들의 가르침」 12,1-5)

개미를 보고 배워라

교회의 젊은 사람들은 모든 본질적인 일에 성실히 몸담고자 노력하십시오. 하느님의 교회에 짐을 지우지 않고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고 곤궁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성실히 생업에 힘쓰십시오. 우리는 복음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하지만 그보다 낮은 소명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운데는 어부도 있고 천막장이도 있고 농부도 있습니다. 우리는 한가히 앉아서 놀 틈이 없습니다. 솔로몬은 어느 글에선가 이렇게 말합니다. “너 게으름뱅이야, 개미에게 가서 그 사는 모습을 보고 지혜로워져라. 개미는 우두머리도 없고 감독도 지도자도 없이 여름에 양식을 장만하고 수확 철에 먹이를 모아들인다. 벌에게 가서 그가 얼마나 부지런한지, 그가 만들어낸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배워라. … 꿀벌은 힘은 약해도 지혜를 존중함으로써 발전하는 멋지고 훌륭한 생물이로다”(잠언 6,6-9 칠십인역). … 그러니 늘 일하십시오. … 여러분 가운데에 일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그자는 여러분과 함께 먹지도 말라고 하십시오.

주 우리 하느님께서는 게으른 이를 싫어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봉헌된 이들은 아무도 게을러서는 안 됩니다.(「사도 헌장」 2,8)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원·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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