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교부들의 성경주해] (198) 테살로니카 2서 3,10

걱정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온 말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성경본문 : 2테살 3,10】

“…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 ….”



일하지 않고 기도만 하는 것은 신심을 핑계대는 것이다. 필요한 것을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다고 믿는 것과 남에게 짐이 되지 않고 스스로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일이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신심 깊은 신자들은 무질서한 생활을 하는 형제자매들을 멀리해야 한다.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신을 보고 깨닫기 바라며, 자신을 ‘믿는 이의 본보기’로 제시한다.

개미

그래서 성경도 게으름뱅이를 개미한테 보내며 이렇게 말합니다. “너 게으름뱅이야, 개미에게 가서 그 사는 모습을 보고 지혜로워져라”(잠언 6,6). 그의 말은 일하는 것은 좋은 것이며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을 성경에서 배우기 싫으냐는 뜻입니다. 이성이 없는 짐승에게서 그것을 배우십시오! 우리도 집안에서 이렇게 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이들에게 ―그들이 나이가 많고 윗사람이라도― 사려 깊은 아이들을 보고 배우라고 합니다. “잘 보시오, 이 아이는 당신보다 어린데도 얼마나 주의 깊고 열심이냐?” 하고 말하지요. 이처럼 우리는 개미한테서 근면함에 관한 최고의 교훈을 얻습니다. 여러분의 주님께 경탄하십시오. 하늘과 태양을 만드셨을 뿐 아니라 개미도 만드셨으니 말입니다. 개미는 조그맣지만 하느님 지혜의 위대함을 입증해 줍니다. 개미가 얼마나 총명한지 잘 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작은 몸 안에 일에 대한 그런 끊임없는 욕망을 어떻게 집어넣으셨을까요!

여러분은 개미한테서 근면함의 교훈을 배우는 한편, 벌한테서는 깔끔함과 부지런함, 협조의 정신을 배우십시오! 나날이 일하는 벌은 자기보다는 우리를 위해 수고하니 말입니다. 자신의 안녕보다 남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은 누구보다 그리스도인에게 어울리는 태도입니다. 벌이 다른 이의 잔치를 준비하기 위해 온 풀밭을 날아다니듯이, 인간이여, 그대도 그리 하십시오. 재산을 모았으면 다른 이들을 위해 쓰십시오. 가르치는 능력이 있으면 그 탈렌트를 묻어 놓지 말고 그것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끄집어 내 쓰십시오!

그대에게 또 다른 장점이 있다면 그대가 수고한 결실을 거둘 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십시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입상에 관해) 안티오키아 신자들에게 행한 강해」 12,2)

걱정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온 말

아우구스티누스는, 스스로 일해 먹고 살기를 거부하는 수도승들을 방종과 게으름에 빠진 자로라고 훈계한다.

첫째, 우리는 복된 바오로 사도가 하느님의 종들이 큰 영적 보상을 가져다 줄 노동을 하여 그럼으로써 양식과 의복 같은 일용품을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제 손으로 일해 얻기 바랐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둘째, 일부 수도승들이 게으름과 나아가 교만에서 자기들 행동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즐겨 끌어다 대는 복음 계명들은 바오로 사도의 지시나 본보기와 반대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발언을 검토해 봅시다.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하십시오’와 앞뒤 구절을 함께 고찰하면 이 대목에서 바오로 사도가 하고자 한 말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도는 자신이 지시한 것을 자신의 본보기로 가르쳤습니다. 아무도 그의 말이 사랑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의지와 관련한 말로 해석하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복음 전파자요 그리스도의 군사, 포도밭에 포도나무를 심는 이, 양 떼를 돌보는 목자인 사도는 복음에 의지해 먹고 살라고 이르셨지만 바오로 사도는 한 일도 없이 보수를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자신이 응당 받아도 되는 보수마저 거절하였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수도승의 노동」 3,4)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원·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9-0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3

토빗 10장 13절
네가 주님의 인도를 받아 너의 부모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 내내 그분들을 공경하기 바란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