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교부들의 성경 주해] (105) 요한 복음(1) 종의 수건을 드신 겸손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오늘부터 요한복음에 대한 교부들의 성경주해를 살펴보자. 주님께서 최후만찬 때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세족례에 대한 교부들의 설명을 아홉 차례에 걸쳐 살펴보자. 오리게네스는, 주님의 세족례는 식탁에 앉기 전에 발을 씻는 일반적인 순서와 다른데, 이는 앞으로 일어날 더 영적이며 고차원인 씻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한다.

【성경본문 : 요한 13,3-5】

“예수님께서는…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일반적인 순서와 달리 행해진 세족례

…발을 씻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식사 전에, 음식을 먹으려고 앉기 전에 발을 씻습니다. 그런데 복음사가는…이미 식사를 마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려고, 식탁에서 일어나셨다고 합니다(오리게네스 『요한 복음 주해』 32,11-12).

종의 수건을 드신 주님의 겸손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그분의 모든 행동은 우리에게 본보기가 되는 종의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알렉산드리아의 테오필루스와 아우구스티누스도 주님의 겸손에 대해 설명한다.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 주신 일만 아니라 다른 것으로도 겸손을 보여 주시는 것을 눈여겨보십시오. 예수님께서 일어나신 것은 기대어 앉기 전이 아니라 그들이 모두 앉은 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그냥 씻어 주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겉옷을 벗고 씻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몸소 수건을 두르셨습니다. 그분은 이것으로도 만족하지 않고, 몸소 [대야에] 물을 부으셨습니다. … 그분은 이 모든 일을 몸소 하심으로써, 어떤 좋은 일을 할 때면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 할 게 아니라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보여 주셨습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요한 복음 강해』 70,2).

…“빛을 겉옷처럼 두르”(시편 104,2)시는 분께서 수건을 두르십니다. “물을 당신의 구름으로 싸매시”(욥 26,8)고 … 심연을 봉하신 분께서 허리에 띠를 두르십니다. 가죽부대에 모으듯 바닷물을 모으시는(시편 33,7 참조) 분께서 대야에 물을 부으십니다. “물 위에 당신의 거처를 세우시는 분”(시편 104,3)께서 물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장뼘으로 하늘을 재시고 땅을 손아귀에 쥐시는 분(이사 40,12 참조)께서 당신의 깨끗한 손바닥으로 제자들의 발을 닦아 주셨습니다.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필리 2,10)는 분께서 수행하는 종들에게 고개를 숙이셨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테오필루스 『신비적 만찬에 관한 설교』).

그런데 그분께서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으신 것이 과연 우리가 놀랍게 생각해야 할 일입니까? 그분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는데도 당신 자신을 비우신 분이니 하는 말입니다. 그분께서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신 것에 우리가 놀라야 합니까? 그분은 종의 모습을 취하시어 사람들과 같이 되신 분이니 하는 말입니다(필리 2,6-7 참조). 그들이 지은 죄의 더러움을 씻기 위해 당신의 피를 땅에 쏟으신 분께서 당신 제자들의 발을 씻고자 대야에 물을 부으신 것이 무엇이 놀랍습니까?…그분의 모든 고통은 우리의 정화를 위한 것이었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요한 복음 강해』 55,7).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6-05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5

로마 4장 19절
백 살가량이 되어, 자기 몸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 사라의 모태도 죽은 것이라 여기면서도, 믿음이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