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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11) 요한 복음 (7) 유다의 배은망덕(背恩忘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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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요한 13, 11-13】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더러운 자들은 더 더러워진다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오리게네스는 유다같은 더러운 인간은 갈수록 더 더러워질 뿐이라고 설명한다.

목욕을 해서 깨끗한 열한 사도는 주님께서 발을 씻어 주시자 더욱 깨끗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미 더러운 유다는 빵을 떼어 나눈 뒤 사탄이 그에게 들어가자 “더러운 자는 계속 더러운 채로 있어라”(묵시 22,11)는 말씀대로 더욱 더럽고 부정해졌습니다.(오리게네스 『요한 복음 주해』 32,110)

발 씻음의 고마움을 십자가의 못으로 갚은 유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팔아넘길 자의 발도 씻어 주셨다. 그런데도 유다는 오히려 그 고마움을 십자가의 못으로 보답하여 스스로 벌을 불러들였다. 주님께서는 그토록 오랫동안 유다의 잘못을 참아 주셨다. 이에 대한 에프렘과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의 설명을 들어보자.

예수님께서는 유다가 자기 스승에 대한 호의나 존경심 같은 것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알고 계셨습니다. 또한 유다가 악마의 몹쓸 독으로 가득 차 있으며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 주시는 동안에도 그분을 팔아넘길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는 것도 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그를 다른 제자들과 똑같이 영예롭게 대하셨고 그의 발도 씻어 주시며 계속 특별한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 하느님께서는 곧 일어날 일을 아시면서도, 아무에게도 때 이르게 벌을 내리지 않으십니다. 필요한 만큼 최대한 잘못을 참아 주신 다음, 기다려 주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고 스스로 선택한 사악한 길에 남아 있는 것을 보시고서야 비로소 그들을 벌주심으로써 그것이 당신의 생각이나 뜻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사악함과 어리석음의 결과임을 보여 주십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요한 복음 주해』 9)

온유하신 우리 주님께서는 당신을 팔아넘길 자, 발 씻음의 고마움을 십자가의 못으로 갚은 자의 발을 씻어 주심으로써 당신의 지혜로운 손으로 겸손을 행하셨습니다.(시리아인 에프렘 『타티아누스의 네 복음서 발췌 합본 주해』 18,22)

오리게네스는, 예수님께서는 스승으로서 제자들의 발을, 주님으로서 종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고 설명한다.

예수님께서는 스승으로서 제자들의 발을, 주인으로서 종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땅과 세속적인 것들에서 인 먼지는 가르침으로 깨끗이 됩니다. 그런 먼지는 가장 끝 부분인 제자들의 손발까지밖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발을 더럽히는 것들은 지배자의 주권에 의해서도 제거됩니다. 그분은, 아직도 “종살이의 영”(로마 8,15)을 지니고 있어 일상적인 더러움을 타는 이들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오리게네스 『요한 복음 주해』 32,115-16)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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