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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112) 요한 복음 (8) 형제의 발 앞에 몸을 숙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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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요한 13, 13-14】

“…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서로 발을 씻어 주어라

오리게네스는 스승으로서 그분의 목적은 제자들을 당신처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예수님께서 명하시는 이 씻음이 그분을 따르는 이들 사이에서는 좀처럼 행해지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안타까워한다.

이것이 주님께서 ‘스승으로서’ 제자들을 위해 뜻한바 목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가 당신처럼 되기를, 그래서 다른 면에서는 당신을 필요로 하더라도 더 이상 ‘스승으로서’ 가르치는 당신은 필요하지 않기를 바라십니다(오리게네스 『요한 복음 주해』 32,118).

그런데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는 명령을 실천하고자 하는 그리스도의 제자 누구나에게 그것이 어려운 일은 아닌지 생각해 보십시오. … 믿는 이들은 어떤 지위에 있든, 주교든 교회에서 명망 있는 사제든 또는 세상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이들이든 이 일을 행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는 믿는 종의 발을 씻기 위해 주인이 옴을, 아들의 발을 씻어 주러 부모가 옴을 뜻합니다. 지금은 이 관습이 행해지지 않거나, 행해지더라도 매우 단순한 시골 사람들 사이에서 아주 가끔 행해질 뿐입니다(오리게네스 『요한 복음 주해』 32,133).

발 씻어 주는 행위는 겸손의 신비

암브로시우스는 다른 사람의 더러움을 씻어 줄 때 나 자신의 더러움도 씻긴다고 설명하고, 아우구스티누스는 발을 씻어 주는 행위는 그 본래의 성격상 겸손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저도 형제자매의 발을 씻어 주고 싶습니다. 저는 주님의 명령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도 그분께서 몸소 먼저 실천하신 바를 업신여기고 싶지도 않습니다. 겸손의 신비는 좋은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더러움을 씻어 주는 동안 나 자신의 더러움도 씻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이 신비를 알아보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아브라함도 손님의 발을 씻어 주고 싶어 했지만, 환대의 마음에서 그랬습니다(창세 18,4 참조). 기드온도 그에게 나타난 주님의 천사의 발을 씻어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복종하고자 하는 이의 마음이었지 친교의 정신에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위대한 신비입니다(암브로시우스 『성령론』 1,서문 15).

발을 씻어 줌은 환대의 정신으로 다른 사람을 맞아들이는 많은 이가 실행하는 행위입니다. … 의심할 바 없이 그것은 손으로 행할 때 더욱 훌륭하며,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따라 하는 것을 가치 없다 여기지 않습니다. 형제의 발 앞에 몸을 숙일 때 겸손한 마음이 샘솟으며, 그런 마음이 이미 있다면, 더욱 확고해집니다. 그러나 이런 도덕적 의미를 제쳐 놓더라도, …형제가 다른 형제를 죄의 더러움에서 돌려놓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우리 서로 잘못을 고백하고,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합시다(야고 5,16 참조). … 이렇게 한다면 우리는 서로 발을 씻어 주게 될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요한 복음 강해』 58,4-5).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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