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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행복을 선택합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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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 절망적인 말만 들었던 저는 마음이 조급해져 한시라도 빨리 남편이 하느님의 존재를 깨닫기를 바랐습니다. 마음만 앞섰던 저는 남편과 아이에게 성경 공부하기를 강요하며 남편의 행동, 말 한마디 한마디를 참견하고 있었습니다. 휴가를 나온 아이에게도 저의 하느님 체험을 이야기하는데, 아이가 저에게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의 병이 치유된 것은 감사하나 사람들이 아프면 왜 종교에 빠져드는지 알아요?"

 엄마가 병이 치유돼 기쁘지만 신앙은 강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체험을 통해 하느님을 깨달아야 진정한 신앙인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십여 년 동안 하느님의 존재를 깨닫지 못했던 나를 떠올리며 하느님으로 인해 내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나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자 결심한 후 실천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절대로 원망하지 않기, 판단하지 않기, 칭찬해 주기, 부정적 생각 하지 않기,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 인정하기, 하루를 시작할 땐 반드시 행복을 선택하기 등. 그리고 실천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줬습니다.

 그렇게 하니 먼저 저의 자존감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며 마음 뿌듯해지고 스스로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하루하루 그렇게 지내기를 한 달여, 예전과 다른 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힘들게만 느껴졌던 남편의 병간호도 남편으로 인해 제가 사람이 되어가니 그저 감사함을 느끼게 됐습니다. 남편 건강이 조금 나아지면 주일에는 본당 미사에 참석하고 평일에는 성지를 다녀 왔습니다. 그러던 중, 미리내성지 전례 봉사하시는 자매님 권유로 매주 월요일엔 미리내성지로 미사를 가게 됐습니다. 미사 중 독서를 봉독하게 됐는데 그때 그 말씀이 저를 재창조했습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내가 예루살렘을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기쁨`으로 창조하리라"(이사 65,17-18).

 당신은 제 육신을 창조하심에 육신의 병을 치유시켜 주시더니 새로운 창조로(즐거움과 기쁨으로) 마음의 병까지 치유시켜 주셨습니다. 제가 남편의 변화를 바라며 마음 졸이는 시간들을 안타깝게 여기셨던 하느님께서는 저를 새로이 창조하시어 새 사람을 만들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남편과 아이를 바라보는 저의 시선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저보다 더 간절했을 남편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부디 남편도 하느님 체험을 통해 긍정적 생각으로 남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나날이 되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는 제가 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어리석은 저를 용서하소서. 남편과 아이를 당신께 맡깁니다. 저는 그저 보호자일 뿐이지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7월에 군대에 간 아이도 아픈 엄마 아빠 걱정에 마음 편할 날이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어느날 뜨거운 태양 아래서 훈련하는 도중에 "하느님 저에게 그늘을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면 어느새 구름이 해를 가려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시원한 바람을 원하면 산들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 주더라고 하느님 현존을 이야기해줬습니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는 하느님을 50년 동안 모르고 살아왔는데 `스무살에 하느님을 체험한 아이는 30년을 먼저 행복을 선택할 줄 알게 됐구나`라고 생각하니 아이에 대한 걱정과 근심, 집착도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이로 내가 잘 키워 보겠다고 나의 욕심과 집착으로 인해 아이를 학대한 것은 아닌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후에도 남편은 병의 재발로 수술, 입원, 퇴원, 방사선치료, 항암치료를 되풀이했습니다. 그때마다 의사 선생님은 절망적인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절망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은총을 주셨습니다. (계속)

 조인숙 아가타(수원교구 대천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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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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