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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평화독서감상문대회] 여성가족부장관상 수상작-초등부문

''소녀시대'' 우리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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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린(서울 윤중초등학교 4학년)
 

 
▲ 위풍당당 심예분 여사
 


   "할머니 손톱 매니큐어는 언제 또 바꾸셨어요?"

 항상 색색가지 아름다운 색깔들이 주름 가득한 할머니 손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 할머니께서 동네에서 언니라고 부르는 백발 성성한 할머니들이 참 많다. 서로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가져다주신다.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어깨를 들썩거리시며 신나게 열창하시는 노래교실에서 만나신다.

 지금 전국에 아름답게 물든 단풍잎처럼 할머니의 인생은 열정 그 자체였다. 심예분 여사께서 "나는 얼굴이 심하게 예뻐서 이름이 심예분이란다"라고 하신 것처럼 우리 할머니께서도 날짜가 지난 우유도 절대 버리지 못하게 하시며, 당신 얼굴에 마사지하신다.

 할머니가 쓰신 동전지갑은 20년이 넘었다. 가죽이 전부 해어졌지만, 그 지갑에는 추억과 행운이 있다고 하시며 여전히 아끼신다. 심예분 여사가 마술로 경로당 어른들을 즐겁게 해주신 것처럼 우리 할머니께서도 목욕탕에 가시면 혼자 오신 연세 많으신 어르신 등을 밀어드린다. 내 것만 챙기고 욕심 부리던 손녀를 부끄럽게 만드신다.

  할머니께서는 늘 말씀하셨다.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네 엄마같이 아직도 젊단다."

 우리 할머니께서 가끔은 젊은 사람들이 유행하는 것들을 따라 해보시려 한다. "할머니, 왜 그래?"하고 주책없다는 눈총을 줬던 나 자신이 「위풍당당 심예분 여사」를 읽고 나니 많은 후회가 생긴다. 아무리 연세가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라도 사랑의 감정도 느낄 수 있으시고, 젊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똑같이 해보고 싶어하신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오다리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마음은 젊은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 예순이 넘은 우리의 할머니들께서도 느낄 수 있는 사랑이란 걸 이해하게 됐다.

 언젠가 엄마와 종로의 탑골공원 앞을 걸어서 지나간 적이 있다. 나는 할아버지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 계신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할 일이 없으셔서, 또 친구가 없으셔서 전부 모여 계신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곳에 와 계신 분들이 외로운 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젊은 날 가족과 나라를 위해 열심히 사셨지만 늙고 몸이 불편해지니 가족들과 친구조차 잘 돌보지 않는 외로운 어른 분들일 지도 모른다.

 나는 이곳에 계신 할아버지들도 심예분 여사가 한 말씀처럼 노인네라고 만날 힘 빠져 계시지 않고 위풍당당하게 제2, 제3의 인생을 즐기셨으면 좋겠다. 학교 앞에서 교통 안전 지도를 해주시는 할아버지들을 보면 참 감사하다. 어린이들을 위해 아침 일찍 봉사해 주시니 말이다. 늘 무언가 계획하고 일을 짜내는 심예분 할머니가 계시기에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구석이 밝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늘 아름다움을 유지하시기 위해 노력하시고, 가끔은 이웃 사람들을 위해 뭔가 노력하시는 우리 할머니가 더욱 더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늘 심예분 여사처럼 위풍당당한 할머니가 되어 주세요!

▨당선 소감

  
얼마 전 아침 다른 학교 친구 선정이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채린 너 독후감 상 타더라. 축하해!"

 나는 갑작스러운 친구의 전화에 어리둥절하며 내가 쓴 독후감이 무슨 대회였더라 하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세상에! 전혀 기대도 안 했는데 이렇게 큰 상이 내게 오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아침 독서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 덕분에 재미있는 책과 다양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니 너무나 기뻤습니다.

 저는 평소에 꼭 읽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필독 도서라는 책보다는 특이한 책들을 자주 읽었습니다. 이번 독후감 책을 고를 때도 재미있어 보이는 제목과 그림 때문에 「위풍당당 심예분 여사」라는 책을 골랐고, 저의 할머니 이야기를 썼는데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생기게 해주었고, 앞으로는 더 많은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고마운 대회였습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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