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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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주치의들이 전하는 김수환 추기경

고통 중에도 ''고맙다''던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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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고비 넘나들며 죽음 의연하고 편안히 맞아
생명 강조하며 `무의미한 생명연장` 원치 않아
입관 때 세례 받은 주치의…"평생 잊지 못할 것"

 

 
▲ 김수환 추기경 진료를 담당했던 주치의들(사진 왼쪽부터 안과 주천기 교수, 외과 이명덕 교수, 소화기내과 정인식 교수, 비뇨기과 황태곤(강남성모병원장) 교수, 류마티스내과 김호연 교수
 

 
▲ 호흡기내과 김영균 교수
 

    김수환 추기경 주치의 김영균(프란치스코,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신도 모르게 추기경이 입원해 있던 6층 병동 쪽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음을 느꼈다.
 김 교수는 2월 18일 오전부터 외래환자 진료를 시작하며 또 다시 바쁜 일상을 시작했지만 주치의로서 김 추기경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다. 김 추기경의 선종 순간을 지켜본 김 교수는 다시 떠올리기 괴로운 듯 "이렇게 허전할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수많은 환자들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진료해 온 김 교수지만 김 수환 추기경은 여러모로 특별한 환자였다.
 환자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의사의 아픔 또한 큰 고통. 김 교수는 "죽음을 의연하게 맞을 준비가 된 분이라 그런지 삶의 마지막 순간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추기경님은 `힘들지 않다. 준비가 됐다`고 말씀하시며 선종 순간까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평온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덧붙였다.
 정인식(루카,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추기경님은 생명의 존엄성을 항상 강조하시면서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셨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노환은 진단명이 아니지 않느냐? 내게 오래 입원할 진단명 하나 붙여 달라`고 농담을 건넬 만큼 의연하게 투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2년여 전부터 입ㆍ퇴원을 반복하다 지난해 9월 11일 마지막으로 입원한 김 추기경. 5개월 동안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겪으면서도 추기경은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영균 교수는 "때때로 가래가 많이 생기면서 호흡 곤란을 일으켰는데 가래를 뽑아내는 것을 고통스러워 해 손사래를 치면서도 치료 후에는 항상 `고맙습니다`는 말을 잊지 않으셨던 따뜻한 분"이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김 추기경을 진료, 간호했던 병원장, 의사, 간호사들이 한결같이 `추기경님을 모셔 큰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추기경의 입관예절이 거행된 19일 오후 5시. 그 시각, 추기경 주치의 한 명이 세례를 받았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강우 교수. 이 교수는 `도미니코`라는 세례명을 받고 하느님 자녀가 됐다.
 "가톨릭대 병원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천주교 신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는 이 교수는 "그분 인품과 인간적 면모에 감화를 받아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 교수는 "이미 예정돼 있던 세례일시와 입관예절 시각이 우연히 겹쳤던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신앙의 씨앗을 심어주신 추기경님과 인연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균 교수도 "2000년 세례를 받은 후 차일피일 미뤄오던 견진성사를 꼭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주천기(강남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김 추기경의 각막기증과 관련, "고령인데다 2001년 양안 백내장 수술을 받으셔서 추기경님 뜻을 따르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으나 적출한 안구를 검사한 결과 이식하기에 양호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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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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