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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평화와 민주화 배워

30년지기 시라야나기 추기경, ''미소짓던 모습 못 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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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9일 저녁 5시 5분쯤, 명동성당에서 김 추기경의 입관예절이 막 시작됐을 무렵, 봉사자의 부축을 받으며 성당 안에 들어가는 노 사제가 있었다. 일본 도쿄대교구장을 지낸 시라야나기 세이이치(81) 추기경이었다.
 입관예절을 마친 나오던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심경을 묻자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제 자신뿐 아니라 일본ㆍ세계 교회를 위해서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평생 교회를 위해 당신 자신을 온전히 바치신 분이셨습니다."
 김 추기경과 시라야나기 추기경의 인연은 30년 이상 됐다. 나이는 김 추기경이 6살 위이고, 사제수품도 김 추기경이 3년 빨랐지만, 주교 임명과 수품은 같은 해였다.
 김 추기경은 시라야나기 추기경보다 한 달 빠른 1966년 2월 15일 주교 임명을 받았고, 시라야나기 추기경보다 20여 일 늦은 그해 5월 8일에 주교품을 받았다. 김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이듬해인 1969년에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도쿄대교구 부교구장이 됐고, 김 추기경이 추기경에 서임된 이듬해인 1970년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도쿄대교구장 대주교가 됐다.
 이런 연유로 두 사람은 주교품을 받은 이후 자주 만났다.
 "로마, 일본, 한국 등지에서 거의 해마다 만나면서 좋은 지도를 많이 받을 수 있었지요. 그러면서 참으로 훌륭한 지도자이심을 깨달았습니다."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김 추기경을 통해 교회 안에서 성직자와 교우들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또 평화와 민주화를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님은 특히 민주화 운동의 한가운데 계시면서 민주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계셨다"고 말한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입관예절 때에 김 추기경의 이런 모습을 회고하면서 감사 기도를 바쳤다고 덧붙였다.
 성당 곳곳에 있는 김 추기경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빙그레 미소지으시는 얼굴이 참으로 좋았다고 떠올린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오랜 세월 고통과 아픔 속에서도 환하게 미소지으시던 그 모습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1994년 11월 추기경에 서임됐으며, 김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에서 은퇴한 약 2년 후인 2000년 2월 도쿄대교구장에서 물러났다.
 시라야나기 추기경은 김 추기경 장례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하관예절까지 참석한 후 2월 21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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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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