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정지용 신부의 남수단에서 온 편지] (35) 네 번째 룸벡교구 청년대회(2)

지칠 줄 모르는 청춘들의 뜨거운 열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멋진 카퍼레이드와 함께 등장한 아강그리알본당과 쉐벳본당 청년들은 차 위에서든 아래에서든 흥을 주체할 수 없는지 줄기차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 이러다가 막상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다들 지쳐서 쓰러져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만 지금은 누구도 이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저녁에는 각 본당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있습니다. 청년대회의 전야제격인 프로그램이지요. 각 본당 청년들이 무대 위에 올라 소개를 하고 준비한 춤과 노래를 선보입니다. 한 본당이 소개를 마치면 한동안 노래와 춤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또 한 본당, 또 한 본당. 아! 오후 7시에 시작된 프로그램은 자정이 다 되어서야 끝이 납니다. 이들의 열정, 지칠 줄 모르는 젊은이들의 열기가 룸벡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둘째 날 새벽 5시 반쯤 됐을까요. 어둠을 뚫고 들려오는 북소리와 노랫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허허 참’ 그냥 웃음이 나옵니다. 어제 각 본당에서 룸벡까지 힘들게 이동했고, 도착한 뒤에도 끊임없이 춤추고 노래한 청년들이 벌써 일어나서 북을 치고 노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직 아침미사까지 두 시간이 남았는데,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오전에는 청년들을 위한 강의가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쉴 시간을 주려는 주최 측의 배려인 듯합니다. 처음에는 꽤나 열심히 듣는다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하나둘씩 고개를 떨어뜨리기 시작합니다.

오후에는 청년대회의 하이라이트 축구, 배구 경기가 열립니다. 쉐벳본당 청년들은 대진 운이 없나봅니다. 룸벡에 있는 세 본당 중 두 본당과 축구, 배구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축구, 배구 모두 졌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홈 어드밴티지 때문에 졌다는군요. 뭐 그렇게라도 위로해야지요. 반면에 아강그리알 청년들은 멀리서 온 본당들과 경기를 해 모두 이겼습니다. “넘버원 아강그리알 넘버원!” 노래를 부르는 아강그리알 청년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잠깐 짬을 내어 청년들이 묵고 있는 콤보니초등학교로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헉!’ 청년들의 숙소가 너무 열악했습니다. 작은 교실 한 칸에 30명 가량이 잠을 자는데, 침대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매트리스라고는 딱 세개, 그나마도 1인용에 얇은 매트리스이고, 얘기를 들어보니 한 매트리스에 두 명이 누워 잠을 잤다고 합니다. 나머지 청년들은 시멘트 바닥 위에 얇은 비닐 하나만 깐 채 잠을 잤고요.

숙소를 돌아보고 오니 마음이 조금 그렇습니다. 반면에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어 놀 수 있는 청년들이 더 대단해보였습니다. 청년들은 계속 대회에 참가하고, 저는 본당 주일미사 관계로 쉐벳으로 돌아갔다가 미사를 마치고 룸벡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신나게 논 청년들은 모두 목이 쉬어서 말을 제대로 못합니다. 그래도 그런 목으로 돌아오는 길에 중간 중간 마을을 지날 때마다 이번 청년대회의 주제가인 ‘Faith in Jesus opens doors’를 있는 힘껏 노래합니다. 부족 간의, 지역 간의 닫힌 문을 믿음으로 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 네 번째 룸벡교구 청년대회 모습.
 

※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 수원교구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3-02-0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2

히브 10장 37절
오실 분이 오시리라. 그분께서 우리 구세주이시니, 우리 끝날에 두려움이 없으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