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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신부의 청소년 사목 이야기] 왕땨 아이 vs 친구를 잘 사귀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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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던 이야기다.
  괜히 날 패는 새끼가 있다. 며칠 전에 괜히 와서 날 패더군. 그래도 난 맷집은 좋으니까…. 그 자식이 팰 때 내가 어이없어서 웃으니까 비웃냐구 하면서 또 패더군. 미친 새끼…. 아! 학교 가기 싫다.
 
 이것은 고길동 신부 상담실에서 받은 내용 중 하나다.
  고길동 신부님께.
 제가 이번에 중학교 졸업하구 이제 고등학교 입학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고 사교성이 없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가서 왕따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에요. 사실 제가 12월 말부터 종합학원을 새로 다녔는데 방학 내내 일주일에 5일씩 거기서 거의 8교시 수업을 했는데도 친구를 하나도 못 사귀었거든요….
 
 요즘 우리 아이들은 소위 말하는 왕따 문화 에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아주 놀라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부모에게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외톨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들 아버지가 갖는 특징은 다음과 같았다. 그들의 아버지는 애정 표현을 겉으로 잘 하지 않으며 아버지의 역할을 지겨워하고 자녀들에게 칭찬을 하지 않았다. 또한 어머니의 과잉보호는 자녀를 왕따시킬 경향이 높으며 자녀에게 무관심한 어머니는 자녀가 외톨이가 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왕따나 외톨이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공격적 성향을 보였으며 부모의 부부관계가 좋지 않을 경우 많이 나타났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왕따나 외톨이들은 대체로 부모의 애정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아이들의 사회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한 조사결과는 우리에게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 연구 결과를 보면 새로운 친구들을 잘 사귀는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였다. 1) 이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고 적절하게 대응한다. 이들은 친구가 왜 화가 나는지 언제 기분이 좋지 않은지를 정확하게 알고 또 어떻게 하면 그들을 기분좋게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2)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뿐 아니라 생각도 잘 읽는다. 따라서 친구들과 놀이를 할 때도 서로 협조가 잘 되고 친구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잘 이해한다. 3) 이들은 도덕적 감수성이 잘 발달해 있었다. 가령 어떤 결정이 모두에게 공정한 일인지 어떤 일이 의도적인 것인지 우연한 일인지를 잘 구별할 수 있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아이들에게는 1년 중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때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새 친구들을 사귀게 마련이지만 새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아이는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지 않을 경우 학교 가기조차 싫어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 아이는 어떠한가? 어릴 때 아이의 친구관계는 평생의 대인관계에 밑거름이 된다. 만약 아이들이 친구 사귀기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아이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도와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떤 청소년을 양성하고 싶어 하는가? 청소년 사목자는 청소년의 부모들에게 부모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도록 경각심을 심어줄 사명을 지니고 있다. 우리 자녀가 왕따나 외톨이가 아닌 친구를 잘 사귀는 아이로 자라나길 원한다면 자녀와 대화하고 그들에게 애정을 표시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왕따가 되느냐 대인 관계 즉 사회적 능력(SQ : Social Quotient)이 좋은 아이가 되느냐의 길목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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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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