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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드리드 세계청년대회 참가기/고주현

빌라누에바 주민 환대에 감격… 이웃에 기쁨 전하는 ''사도''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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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시간 비행기 여행과 또 다시 5시간 버스 여행 끝에 드디어 교구의 날 행사가 열리는 코르도바에 도착했다. 우리가 4일 동안 머물게 될 코르도바 빌라누에바 마을에는 하얀 예쁜 집들과 작은 종이깃발을 흔들며 반겨주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처음으로 스페인 말을 했다. "올라!"(안녕하세요!)

 내게는 하느님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뻔한 큰 사건이 있었다. 출국하는 날 인천공항에 모였는데, 아뿔싸! 여권을 안 가져온 것이었다. 여권을 가지러 집으로 돌아가며 `제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고, 그야말로 극적으로 여권을 찾아 무사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여권 사건`으로 청년대회는 내게 더 뜻깊게 다가왔다.

 빌라누에바 마을에서 열린 교구의 날 행사 중에서는 홈스테이(민박)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만났을 때는 낯설었지만 홈스테이 가족들은 진심을 다해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어줬다. 나흘 동안 머물렀는데, 마치 우리집처럼 편안했다.

 본대회장으로 떠나기 전날 저녁에 열렸던 성모승천대축일 전야 행사(비르헨 델 루나)는 정말 최고였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성모님이 모셔져 있는 가마를 어깨에 메고 거리를 행진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페인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빌라누에바 마을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빌라누에바 마을을 떠나 본 대회가 열리는 마드리드로 향하며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대회 때는 서울대교구 260명 청년들이 다 함께 허름한 체육관에서 잤는데, 첫날부터 빌라누에바 마을 민박집이 그리웠다. 양쪽 벽이 뻥 뚫려 있어 어느 날 아침에는 신발 안에 새똥이 들어있던 적도 있었다.

 본대회 기간에는 오전에 주교님에게 교리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조원들과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며 스페인 문화를 체험했다. 다른 나라 청년들과 언어가 통하지 않아 조금 힘들었지만 서로 마음만 열면 언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폐막미사 전날, 대회 참가 청년 모두가 콰트로 베엔토스 비행장에 모였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먼지는 자욱했고,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고, 나름 일찍 갔지만 앉을 자리도 없었다.

 많이 덥고, 잠자리도 불편했지만 교황님을 만나 미사를 봉헌하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이 눈녹듯 사라졌다. 21일 봉헌한 폐막미사는 아마 평생 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어느새 2주간 일정이 다 지났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여기 오기 전보다 훨씬 충만해진 기분이다. 신앙심도 더 커진 느낌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교황님 말씀대로 다른 청년들에게 기쁨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안토니오, 23, 서울 도봉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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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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