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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노동청년회 현주소] “부활하는 가노청 … 청년 노동자 당신을 기다립니다”

사회 흐름 맞춰 조직 변화/ 현실개선 꿈꾸는 청년 모여/ 피정 등 신앙 중심 활동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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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을 방문한 국제가톨릭노동청년회 조셉 마리아 신부가 서울대교구 가톨릭노동청년회 회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동’이라는 단어에는 1970~80년대 치열했던 민주화 운동의 열기가 묻어있다. 당시 이 땅에 새 역사를 쓴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노동 청년들이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은 ‘청년 노동자’를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청년 노동자 대신 ‘대학생’이, ‘취업준비생’이, ‘고시생’이, 이도 저도 아니면 ‘아르바이트생’이 가득한 세상이다. 하지만 ‘청년 노동자’는 여전히 존재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88세대’로 분류되는 ‘노동자’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경계인들, 그리고 직장인들을 비롯해서 여전히 이 세상에는 변형된 형태의 수많은 ‘청년 노동자’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점차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의 행보가 눈에 띈다.

최근에는 국제가톨릭노동청년회 조셉 마리아(Josep Maria Romaguera Bach) 신부가 9월 22~28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국제가톨릭노동청년회 아시아국제회의에 앞서 한국을 찾아 한국가노청의 현실을 둘러보고 갔다. 조셉 마리아 신부를 만나 가노청운동의 의미에 대해 들어보고, 동시에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의 현 주소도 점검해봤다.

‘가톨릭노동청년회(JOC·가노청)’하면 떠오르는 것이 1970~80년대 치열했던 청년 노동운동의 역사다. 가노청이 설립된 1958년으로부터 약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 땅의 노동현실은 참 많이도 변했다. 군부 독재정권 하에서 민주노조운동에 동참하면서 복음화 방식에 대한 의견차로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한국사회의 노동 현실을 개선하고 노동 영성의 불꽃을 뜨겁게 타오르게 했던 것만큼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1990년대를 거치며 ‘청년 노동자’를 잃어버렸던 가노청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변화된 시대와 함께 정체성과 방법론에 대한 고민으로 잠시 주춤거렸던 가톨릭노동청년운동이 다시 불붙고 있는 조짐이 엿보인다. 가톨릭노동청년회 서울지부 인터넷 동호회 ‘까르딘 청년회(http://club.cyworld.com/ycwseoul)’가입자 수가 150명에 육박하고 있고, 실제로 왕성한 오프라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회원도 50~60명에 달한다. 2002년 서울 노량진에 작은 센터를 열고, 다시 가노청의 명맥을 잇고자 모였던 회원 수 10여 명에 비한다면 9년 사이 열 배가 넘는 성장을 한 셈이다.

노동운동에 앞장서오던 가노청 전국연합회가 해체된 것은 1999년의 춘계 주교회의의 결정사항이다. 각 교구별 가노청운동의 활성화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반대로 이후 가노청 규모는 축소되기 시작했고 2004년 경에는 가노청 전국 모임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2006년 말에 광주대교구 가노청이, 2008년에는 인천교구와 마산교구 가노청이 사라졌다.

가노청의 명맥을 가까스로 유지한 것은 서울대교구 가노청이었다. 2002년에 노량진 본부 건물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이름으로 카페를 마련해 청년 회원들을 모집했다. ‘까르딘 청년회’라는 애칭도 붙여 친근감을 더했다.

2000년대 들어서 가노청운동은 ‘노동’ 중심에서 ‘신앙’ 중심으로 옮겨왔다. 팀 회합 중심으로 가노청운동을 내면화해, 가노청 영성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관찰·판단·실천’을 통해 개인의 변화를 꾀하고, 나아가 공동체 그리고 사회의 변화를 꾀한다는 가노청 기본 운동방식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노청의 행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화했지만, 기본적으로 가노청운동은 노동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 산업 구조와 사회 현실로 비춰봤을 때, 현재 가노청운동을 ‘관찰·판단·실천’을 통한 복음화 중심의 회합과 미사·피정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는 의견도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노청의 주인인 청년들의 ‘공감’ 없이는 가노청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가노청운동은 청년들의 공감을 얻고, 다시 가노청 영성을 세우는 데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06년 대구대교구 가노청이 다시 조직됐고, 인천교구 소속 청년들이 가노청 활동을 위해 서울대교구 가노청 회합을 찾아올 정도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가노청 이정선(마리아그라시아) 회장은 “가노청 회합을 통해 복음이 주는 기쁨과 그를 통해 사회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의미에 대해서도 찾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해오는 회원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인식하고, 복음적인 시각에서 이 현실을 개선해나가고자 하는 청년들의 움직임이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가노청 운동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0대에서부터 35세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층 회원들의 공감을 얻으며 점차 그 규모를 확장하고 있는 까닭은, 변화하는 노동 현실에 따라 변화하는 청년 노동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변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양미 기자 (sophi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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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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