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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신부의 수단에서 온 편지] (9) 연극이 뭔지는 아니?

수단을 사랑한 성 다니엘 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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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편의 글이 연재되는 동안 자동차와 관련된 사고가 두 차례 더 발생했습니다. 한 번은 서동조 신부님과 윤 페르페투아 자매님이 아강그리알에 들어오던 첫날 차가 진창에 빠지는 바람에 길거리에서 밤을 새운 일이고, 다른 한 번은 쉐벳 공소에 미사를 가다가 왼쪽 앞 타이어와 연결된 부품이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핸들을 돌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힘들게 운전을 했던 일입니다. 또 이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아강그리알로 돌아오던 중 숲속에서 길을 잃어 곤욕을 치렀던 일, 두 시간 동안 쏟아지는 장대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추위에 벌벌 떨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온 일도 있었습니다.

자동차, 오토바이와 관련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기의 끝 무렵이라 길이 최고로 엉망인 상황이어서 그렇습니다. 한 달만 참으면 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면 대대적인 길 보수 작업이 시작될 계획입니다. 다음 우기에 일어날 사고를 줄이기 위해 철저한 보수 작업을 해야겠습니다.

사실 이번 글에 오토바이를 타고 오다가 길을 잃어버렸던, 해는 저물어 가고 숲속에서 이정표도 없이 헤맸던, 희망과 절망 사이를 수없이 오갔던 그 사건을 적어보고 싶었지만, 선교 얘기는 안 하고 자동차, 오토바이 얘기만 한다고 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아 참아봅니다. 그 대신 이번에는 우리에게는 낯선 성인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그래서 심지어 이 성인의 축일 때문에 학교도 며칠간 쉬어버리는 그 특별한 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다니엘 콤보니라는 성인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10월 10일을 축일로 지내는 성인입니다. 저도 이곳에 와서 처음 성인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요. 간단히 소개하자면 콤보니 성인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19세기에 아프리카에서 활동하신 분이셨고 특히 수단 교회에 애정을 쏟으셨던 분입니다. 그리고 콤보니 성인이 세운 선교수도회는 현재도 아프리카 곳곳에서 성인의 뜻을 이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콤보니 성인의 축일, 이곳 사람들이 축제의 날로 지내는 이 날을 ‘콤보니 데이’라고 부릅니다. 콤보니 데이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성당에 모여 미사를 드리고 성인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음식을 나눕니다. 저는 이번에 쉐벳 공소의 콤보니 데이를 청년들과 함께 준비하면서 가까이에서 모든 준비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축일 한 달 전 즈음 청년회를 통해 콤보니 데이 일정을 안내 받았습니다. 일정에는 미사와 기념식, 작은 운동회가 계획되어 있었고 그 중에 저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기념식 중간에 자리한 ‘연극’이었습니다. 콤보니 성인의 삶을 사람들에게 쉽게 전해주기 위해 연극을 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이 사람들이 연극을 할까? 아니 연극이 뭔지 알까?’ 연극이 뭔지 알기는 아는 건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기대에 찬 그들의 맑은 눈망울을 보며 꾹 참고 그날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수단에서 활동하는 수원교구 선교사제들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후원계좌 03227-12-004926 신협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수원교구 아프리카 수단 선교 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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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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