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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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한, 교황이 전하는 메시지는?] 공동선과 평화는 믿음을 바탕으로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신정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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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신정동본당 주임)

“이 세상에서 저는 하나의 사명입니다. 이 사명은 제가 이 세상에 있는 이유입니다.”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273항)

프란치스코 교종은 자신의 ‘사명’ 곧 ‘맡겨진 임무’를 자신의 “삶의 일부이거나 떼어낼 수 있는 어떤 장식물 같은 것”이 아니며, 그래서 당신 “자신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제거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 사명이란 이 세상에 “빛을 가져오고, 생기를 불어넣고, 일으켜 세우고, 치유하고, 자유롭게 하는 사명”이라고 밝힌다( 권고, 273항)



노란 리본과 희망나비

대중매체가 그를 소개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감동 소재 하나가 있다. 빡빡한 일정을 치르는데도, 사람을 만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가장 가슴 뭉클한 장면은 16일 광화문에서 단식 중인 ‘유민 아빠’를 만나는 순간이었다. 주변에 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가운데 많은 분이 흐느꼈다. 물론 그는 하얀 수단 오른쪽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또 그가 떠나는 날 18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그는 입당 행렬을 멈추고 휠체어에 앉아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건네준 ‘희망나비’를 하얀 제의 오른쪽 가슴에 달고 미사를 봉헌했다. (참고로 그가 오기 하루 전, 13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는 ‘제2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집회가 있었다. 사람들은 가슴에 ‘희망나비’를 달았다). 그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기 창립자의 가난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알아보고….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합니다.” (「교회헌장」, 8항)

그가 며칠 동안 이 땅에 머물다 떠났다. 그는 “울타리를 넘어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고, 그곳에서 사람들과 함께하고, 사람들을 지지하며, 그곳에서 열매를 맺고 즐거워한” (권고, 24항) 교회의 사람, 복음화의 일꾼,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사막의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살아있는 샘물”(권고, 6항)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그는 그렇게 하나의 ‘사명’으로 우리에게 와서, 우리와 ‘공감’하고, ‘동행’하며 순례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간절히 호소한다. “우리 자신의 생활과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칠 죽음과 파괴의 자취를 우리가 지나간 자리에 남겨놓지 맙시다.” (권고, 214항)



행동하지 않는 말잔치는 안돼

그러면서 그는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두 가지를 희망하면서, 이를 권고하고 모범을 보인다. 하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는 것’이다. ‘평화와 화해의 미사’ 강론을 인용한다. “하느님의 긴박한 부르심(사회적 약자의 울부짖음)… 여러분 각자가, 개인으로서 또한 공동체 차원에서, 불운한 이들, 소외된 이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이들…. 번영에서 배제된 이들을 위하여 과연 얼마만큼 복음적 관심을 증언하는가에 대하여 반성하도록 도전해 옵니다.”

이는 그가 사회교리 원리 가운데 하나이면서, 교회다움의 표지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세상의 평화(인간의 존엄함과 공동선)’를 일구기 위해 우리 교회가 ‘국가와 사회와 다른 종교와 나누는 대화’의 길을 나서는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 공직자들과 외교단과의 만남’에서 한 연설을 인용한다.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입니다.…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별히… 외교 활동에 종사하여 인류 가족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더 큰 도전입니다.…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가 교회의 임무 가운데 하나인 ‘평화’의 실현을 위해 대화하라는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했음을 보여준다.

그는 ‘행동하지 않는’ ‘말잔치’를 싫어한다. 그런 말잔치를 ‘화장’에 비유하여, 자신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몸’(실재)에는 관심이 없고, ‘화장’(말잔치)에 몰두하는 것을 경계한다.(‘실재는 관념보다 중요합니다’ 권고, 231-233항 참조) 물론 그는 교회 안팎에서 자신의 말과 행적에 “불쾌함을 느낀 사람”이 있음도 잘 안다(권고,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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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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