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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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청년들이 ‘주님 말씀’과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한 50년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성서가족’ 50주년 기념 미사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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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미사에서 청년들과 신자들이 50주년을 축하하며 율동찬양을 하고 있다.

 

 


심장을 파고들며 몸과 마음을 울리는 찬양이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을 가득 채웠다. ‘그래 이렇게 뜨거웠었지. 이렇게 목청껏 주님을 불렀어. 기뻐 환호했었어.’ 5일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기념 미사에 모인 이들은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필사하고 묵상하던 날을 떠올렸다. 하느님은 누구신지, 말씀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주는지 고민하던 시간이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같은 고민을 나누는 또래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밤을 지새우며 하느님을 찾고 또 불렀다. 말씀으로 하느님을 만났던 50년 전 청년들과 지금의 청년들이 ‘성서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을 맞아 5일 주교좌 명동대성당 일대에선 미사와 기념 공연, 전시회가 이어졌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주제 성구는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105)다.

 

 

 

 

 
▲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기념공연에서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을 통해 부부가 된 이들이 무대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동대성당 지하 갤러리 1898에서 열린 50주년 기념 전시회를 방문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총대리 손희송 주교가 사진을 둘러보고 있다.

 

 


오후 3시 시작한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주년 기념 미사엔 성서가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성서모임을 거쳐간 청년들은 물론 사제와 수도자도 함께했다. 1972년 서울 정릉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수도원에서 성서모임을 이끌었던 조화선(마오로) 수녀는 신자석 맨 앞에 자리했다. 당시 성서모임을 하던 여대생은 백발의 할머니가 됐고, 성서모임에서 배우자를 만난 청년들은 자녀와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이제 막 성서모임을 경험한 젊은이들은 채 가시지 않은 말씀의 열정으로 함께했다. 청년들은 미사에서 50주년을 맞아 필사한 성경 노트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여러분이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증거하고 나눠주도록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가톨릭청년성서모임으로 불러주셨다고 생각한다”면서 “하느님 말씀을 통해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늘 기억하고 일상의 삶 속에서 그 사랑을 용기있게 실천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느님의 말씀을 향한 여정이 비록 힘들다 하더라도 비록 멈추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 하느님 사랑을 믿으라”고 격려했다.

미사 중에는 50주년 축하식도 열렸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산 증인들의 축사와 50년을 지탱해온 이들에게 감사패 전달이 있었다.

1973년 1, 2차 창세기 연수 지도 신부였던 최창무(전 광주대교구장) 대주교는 “당시 청년들의 모든 동아리를 제압하고 없애려 했던 유신이 선포됐는데, 모진 서리와 엄동설한에도 생명은 움텄다”면서 “(성서모임은) 시작한 지 3년 만에 각 본당에서 어버이성서모임으로 가지가 돋아났고 10년 후 청년성서모임이라는 새로운 큰 가지로 쑥쑥 자라났다”고 말했다. “하느님의 섭리와 힘은 놀랍다”고 한 최 대주교는 “사람이 되신 말씀, 예수님께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린다”고 했다.

1972년 창세기 첫 그룹 공부를 이끈 조화선 수녀는 “올림픽 경기를 보면 선수들 앞에 팻말을 들고 나가는 소년소녀가 있는데, 주님께선 제게 그 역할을 시키셨다고 본다”면서 “뒤따라 오는 선수들 코치들 높으신 분을 하느님 안에서 만날 수 있는 큰 복을 누렸다. 가는 곳마다 주님께서는 대표선수 보내주셨다”고 축하인사를 대신했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50년 중 25년을 지도 사제로 지내온 홍인식 신부는 “가슴이 먹먹하고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이 이렇게 뿌리 내리고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이 하신 일이구나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열과 성을 다해 젊은이들과 함께 해준 연수 지도 사제들에게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27차례 연수 지도를 한 허영엽(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신부는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좋은 지혜를 가르쳐 준 시간이었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면서 지난 시간을 묵상하며 지은 축시를 낭독했다.

이어진 시상식에선 조화선 수녀, 홍인식 신부를 비롯해 이윤자(루치아, 제2대 대표봉사자)ㆍ최종명(클레멘스, 초대 센터대표)ㆍ윤민정(비아, 연수 봉사)씨는 감사패를 받았다. 또 50주년 기념 ‘하느님 말씀 체험 수기’ 공모전 수상자 김정은(로사, 말씀상)ㆍ허선호(파비아노, 사랑상)ㆍ이효재(아가페, 기억상)씨는 축하 상금을 받았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 안승태 지도 신부는 50주년 기념미사와 행사에 함께 해주고 준비해 준 모든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주님의 말씀이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참된 희망과 불빛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사 전 꼬스트홀에서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기념공연이 열렸다. 연수 봉사자,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배우자를 만난 부부, 찬양 봉사자 등 다양한 성서가족들의 찬양과 증언이 어우러졌다. 연수 봉사로 10년간 활동한 박정하(바오로)씨는 “모든 순간이 은총이었다”면서 “저도 그랬듯이 성서모임 안에서 사람들이 변화하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가톨릭청년성서모임에서 말씀과 빠질 수 없는 건 찬양이다. 찬양 봉사자로 활동했던 서정호(유스티노)씨는 “1992년 신부님 몰래 드럼과 기타를 사고 연습해서 연수 때 기습적으로 찬양했었다. 우리만의 성가를 부르고 싶어서 저지른 일이었다. 크게 혼날 줄 알았는데 홍인식 신부님께서 다음에도 또 해보자고 한 기억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보였다.

성서가족들은 명동대성당 지하1층 갤러리1898에 들러 ‘민들레 꽃이 피었습니다’를 주제로 한 50주년 기념 전시를 보며 추억에 빠졌다. 50년 역사와 전시회 한 편을 장식한 성서가족의 나눔 내용을 돌아보며 하느님 사랑과 은총을 다시금 느꼈다. 50주년 준비위윈회 대표 봉사자 진효나(헬레나)씨는 “선배들의 발자취 속에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며 같은 생각으로 살았고 같은 신앙을 쌓아왔다는 것에 감동받았다”면서 “하느님께서, 성령께서 우리와 늘 함께하셨다는 걸 또다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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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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