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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교회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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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관심은 무엇보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에 모아졌다.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진행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는 10월 29일 막을 내리면서 가톨릭교회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종합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울러 올해에도 가톨릭교회는 전 세계 분쟁 중단과 생태 위기 극복을 호소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했다.

올 한 해 세계교회 모습을 살펴본다.



■ 시노드 제1회기 폐막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는 10월 4일 교황청에서 개회했다. 개회 첫날부터 10월 29일 제1회기 마무리까지 대의원들은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 마련된 원탁에 둘러앉아 실무모임을 했다.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는 시노달리타스라는 주제의 중대성에서는 물론, 세계주교시노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평신도가 대의원으로 참여했다는 면에서 새로운 교회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1회기 폐막과 함께 발표된 「종합 보고서」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논의 내용뿐만 아니라 이전 과정인 지역교회 및 대륙별 단계에서 논의된 내용까지 모두 집대성한 것으로, 가톨릭교회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망라하고 있다. 제1회기 「종합 보고서」를 토대로 내년 10월 교황청에서 제2회기가 열린다.

「종합 보고서」는 교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여성 부제 서품 가능성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포괄하면서도 교회 안에서 여성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혔다. 또한 교회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 성소수자 등 본당 생활에서 소외된 이들을 환대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성직주의 해소를 위해 신학교 교육과정을 개편할 것과 주교 직무에 대한 평가 기구를 도입할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시노달리타스적인 교회상을 제시했다.

독일교회는 2019년부터 ‘시노드의 길’(Synodal Path)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성 부제 서품과 동성혼 등을 인정하는 독일교회 움직임에 교황은 11월 10일자 서한에서 “독일교회가 보편교회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 세계 도처 분쟁 중단 호소

올해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됐다. 전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이스라엘에는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했다. 보편교회는 전쟁 당사국에 전쟁을 멈출 것을 호소하면서 국제사회에도 전쟁 중단을 위한 협력을 구했다.

교황을 자문하는 교황청 추기경위원회는 4월 24일과 25일 교황 주재로 회의를 열고 전 세계 분쟁 상황을 가장 먼저 점검했다. 이어 교황은 5월 13일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교황의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6월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교황의 평화 특사 마테오 추피 추기경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추피 추기경은 6월 27~30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외교자문 담당관 유리 유사코프,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등을 만났다. 추피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난민 지원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교황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다음 날인 10월 8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일 삼종기도 후 훈화를 통해 “무기 사용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한 것을 비롯해 10월 29일에도 주일 삼종기도를 주례한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심각한 분쟁 상황 해소를 위해 모두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12월 9일에는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설치된 구유를 찾아 “이스라엘 주민들이 전쟁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영적 유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교황은 올해 1월 교황청 주재 각국 외교사절단과 만난 자리에서 핵무기 폐기 당위성을 밝혔고,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도 핵무기 사용은 중대 범죄라는 서한을 보냈다.





■ 생태 위기 극복에 관심을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 후속 권고에 해당하는 「하느님을 찬미하여라」(Laudate Deum)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인 10월 4일에 발표했다.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발표 시기가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한 2015년에서 8년이나 지났지만, 지구는 여전히 기후위기 속에 놓여 있다. 후속 권고 발표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아직 보이지 않는 이유 때문이다.

교황은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발표 전에도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그 극복을 위해 교회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곤 했다. 2월 10일에는 교황청에서 유엔 국제농업개발기금이 주관한 원주민 포럼 참가자들과 만나 “원주민들이야말로 전례 없는 생태적 위협으로부터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교회 생태환경운동 연대체인 ‘찬미받으소서 운동’도 3월 30일 각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신속하고 과감한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촉구했다.

필리핀 카리타스를 비롯한 필리핀교회 기구들이 4월 20일 수도 마닐라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시가행진을 벌이면서 정부에 ‘기후비상사태’ 선언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지역교회 차원에서 주목되는 활동이었다. 또한 올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6개국 가톨릭교회 교구, 단체 등 31개 기구가 지구 온도 상승의 주범인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을 결정한 것도 기후위기 대응의 구체적 성과로 볼 수 있다.





■ 전통적 가톨릭 국가 탈종교화 가속

탈종교화 경향이 전통적 가톨릭 국가들에서 가속화된 것도 올해 주요한 현상 중 하나다. 가톨릭 국가였던 아일랜드 중앙통계국이 5월 30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수도 더블린의 가톨릭신자 비율은 절반을 겨우 넘긴 53였다. 아일랜드는 가톨릭신자 비율이 2006년 90, 2011년 84.2, 2016년 79로 계속 감소한 상황에도 가톨릭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했지만, 올해 5월 통계 수치는 종교적 정체성마저 잃어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독일교회 신자 수치도 충격을 주고 있다. 독일 주교회의가 지난 6월 28일 발표한 통계에서는 2022년 한 해 동안 독일 가톨릭신자 52만2821명이 교회를 떠난 반면 새로 유입된 신자 수는 1447명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교회가 급진적 교회 개혁 프로그램 ‘시노드의 길’을 진행하는 것도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 국가로 여겨지던 헝가리도 2011년 369만 명이었던 가톨릭신자 수가 올해 통계에서는 260만 명으로 집계됐다. 무려 109만 명이 줄어든 수치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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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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